(故人추모는 뒷전)"장례비 절반은 거품"
[기획]장례문화, 이대로 좋은가 <2부>모두를 위한 喪문화
(토마토 인터뷰)박태호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
"바가지 일쑤..미리 준비해야 덜 뜯겨"
2013-12-13 10:22:08 2013-12-13 10:25:49
[뉴스토마토 양예빈기자] "현재 우리나라 장례비용은 50%가 거품입니다"
 
박태호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장례시장은 상조회사, 장례식장 등 소수 업자들이 정보를 독점하기때문에 시장이 왜곡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서울시 공무원 출신이다. 30년간 공무원으로 일하며, 우리나라 장례시장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고, 은퇴 후 장묘문화개혁에 뛰어들었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납골당 등의 비용을 쉽게 알아볼 수 있지 않나?
 
▲인터넷에 제시된 가격 자체가 거품이 끼어있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에 보면 400만~500만원 짜리 납골당이 많은데 그 가격의 50%가 거품이다. 장례는 굉장히 비일상적인 일인데다 보통 3일장으로 기간도 짧다. 결혼과는 다르게 사전에 비교하지 못한채 굉장히 짧은기간 준비하고 끝난다. 상주들이 자세히 알아볼 여유가 없다.
 
-과거의 장례와 오늘날의 장례의 차이는 무엇인가?
 
▲예전에는 정보가 고루 퍼져 있었다. 상부상조가 살아있었기 때문에 한 집에 장례는 마을의 축제나 다름없었다. 장례를 수 차례 겪은 어르신들도 마을에 많이 계셨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행되며 그러한 마을 공동체들이 모두 해체됐다. 지금은 일부업자들에게 정보가 독점되면서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기 쉬워졌다.
 
-망자(亡者)에게 돈을 아끼지 않는 우리네 관습이 현재의 바가지 문화에 일조하지 않았나?
 
▲그렇다. 우리네 관습이 '고인이 가는길을 어지럽히지 않는다'는 것이어서 장례에서 흥정하지 않는다. 상주 옷을 입고 있으면 물건 값을 더 높게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
 
노잣돈도 예전에는 미풍양속이었을지 몰라도 산업화 과정에서 왜곡됐다. 상조회사 직원들 중에 월급이 별로 없는 분들이 꽤 있다. 월급을 상주들에게 뜯어먹어야 하는거다. 그러니 노잣돈도 계속 요구하게 된다. 수도권에서는 덜하지만 지방에서는 아직도 이런 경우가 꽤 많은 것으로 안다.
 
◇박태호 한국장묘문화개혁범국민협의회 정책실장이 미리 준비하는 장례를 강조하고 있다. <사진=김동훈기자>
 
-장례식장, 상조회사, 납골당 등 장례 관련 업체들이 장례 절차별로 다양하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없나?
 
▲왜 없겠나. 절차별로 여러 사람들이 이윤을 과도하게 남기게 된다.  아예 거품이 체계적으로 쌓이는 것이다. 수원연화장이나 부산 영락공원 등 일부 공공 묘지나 화장장이 원스톱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종합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훨씬 값이 저렴하다.
 
미국같은 경우에는 민간에서도 한 명의 장의사들이 모든 장례 과정을 주관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비해 장례 시스템이 굉장히 깨끗하다. 우리나라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데 이미 각 단계별 거품이 고착화 돼 힘들 것이다.
 
-상조회사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장례식장 소비자들이 상조회사를 이용할 경우 돈을 이중으로 뜯길 수도 있다. 장례식장에서는 비싼 돈을 들여 시설 투자를 했기때문에 자릿세만 받으려 하진 않는다. 물품 값 , 인력 값 등으로 이윤을 남기려하는 것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업자를 데리고 오면 이것을 다 포기해야만 한다. 그렇기 떄문에 상조회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자릿세를 더 비싸게 받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결국 자기 죽음을 자기가 미리 준비해야한다. 혼례는 미리 미리 본인이 준비하기 준비한다. 하지만 장례는 그렇지 않다. 급하게 진행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현명한 소비자가 미리 생각하면 막을 수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시장이 투명하면 당하지 않는데, 시장 자체가 불투명하니 당하게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것이다.
 
예전과 달리 경험많은 자식이 없기 때문에 몰라서 손해보는 일들이 많이 생긴다. 유언장 등을 작성해 본인이 직접 자식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장례 전 과정을 명시해 놓아야 한다. 그게 자기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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