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최명규 JS전선 사장·조준형 LS전선 CTO 경질..원전 문책
2013-12-12 15:32:25 2013-12-12 15:36:11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S그룹이 12일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원전 케이블 비리와 관련해 책임을 묻는 징계를 단행했다.
 
원전 케이블을 위조한 JS전선의 최명규 대표이사와 케이블 입찰 가격을 담합한 LS전선의 조준형 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이 전격 경질됐다. 품질 논란은 물론 시장 신뢰를 한순간에 추락시킨 책임을 물은 것으로, 이들의 경질은 그룹 안팎에서 예상돼 왔다.  
 
전체 승진자도 ▲사장 승진 2명 ▲전무 승진 5명 ▲상무 승진 11명 ▲이사 신규 선임 12명 등 총 30명에 불과했다. 지난해(36명)에 비해 승진 폭이 약 20% 줄면서 실적 개선세에도 불구, 원전 비리 사태에 대한 자성의 모습을 보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원전 비리와 관련된 LS전선의 경우 승진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상무와 이사 각각 1명만이 승진대상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원전 납품 비리 사태의 중심에 선 JS전선은 아예 승진 인원이 없었다.
 
LS전선은 자회사인 JS전선의 원전 케이블 품질 문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임원들의 승진을 최소화했다. 특히 자회사의 품질 문제를 면밀히 점검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부사장 직책인 조준형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경질하고, 연구개발(R&D) 관련 임원을 대폭 교체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 LS전선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구자은 사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어 오너가에 대한 면피성 인사에 불과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종의 '꼬리 자르기'로 책임 통감에 대한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이다.
 
다른 그룹 계열사의 경우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역시 LS산전의 약진이다.
 
LS산전은 올해 2분기 계열 분리 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원전 비리에 얼룩진 LS그룹의 단비같은 역할을 해냈다. 올해 5억달러 수출탑 수상과 대한민국 국가품질대상, 세계 100대 혁신기업 3년 연속 선정 등 해외사업과 R&D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했다.
 
특히 이라크 송·변전 사업과 주력 사업인 전력기기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낸 이정철 상무와 박용상 상무가 전무로 발탁 승진되는 등 이번 임원인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인사 대상자 30명 중 LS산전에서만 전무 2명을 포함해 9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전체 승진자의 3분의 1에 가까운 규모다.
 
한편 이번 인사에  LS그룹의 총수 일가 중 유일하게 구본규 LS산전 부장이 이사로 승진했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규 이사는 지난 2007년 LS산전에 입사해 6년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구 이사는 현재 형제경영이 이뤄지고 있는 LS그룹에서 차기 그룹 회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 인물이다. 원전 비리라는 오명에 총수 일가 승진을 최소화한 이번 인사에서도 유일하게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차기를 예약했다. 
 
LS그룹 관계자는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 환경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필요한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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