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호텔업계 붕괴 리스크가 국내 경제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호텔 건립 붐으로 대규모 공실파동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 나오는 나오는 말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새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그야말로 수도권과 제주도 일대는 난립을 방불케 하는 수준이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서울 명동 일대만 해도 수 십개의 호텔이 밀집해 있다. 이를 포함해 서울시내에 건립 중이거나 사업승인을 받은 것 까지 포함하면 대략 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공실대란이 우려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1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향후 3~4년 이내에 호텔사업이 포화가 정점에 달하면서본격적인 출혈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과잉 상태에 빠져들면서 누가 살아 남느냐의 치열한 생존싸움이 진행될거란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 여파 등으로 당초 예상보다 관광객 수 증가율은 크지 않은데 반해 호텔 수는 이를 몇 배나 앞지르는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적자에 시달리다 도산하는 업체들이 수두룩하게 나올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스갯 소리로 이제 모텔보다 호텔 찾기가 훨씬 쉬워질 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 라며 "결국 호텔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가고 있다" 고 언급했다.
때문에 기존 국내 대형 호텔 업체들도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더 이상 안전지대에 머무를 수 만은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
한때 잘나가던 특급 호텔들은 숙박료를 대폭 낮추고 저렴한 가격의 패키지 행사를 늘리면서 매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마련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신라호텔의 경우 올해 상반기 800억원대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리모델링에 나섰지만 오히려 투숙률은 지난해보다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고급화를 무기로 내세우면서 객실료를 올렸지만 관광객들의 수요가 많지 않다. 국내 관광사업의 핵심인 중국인들이 중저가 호텔로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너도나도 특급 관광호텔에 비해 숙박비가 저렴한 비즈니스호텔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미 레드오션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 명동 중심가의 일부 비즈니스호텔 중에는 폐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서울 명동 비즈니스호텔의 지난해 평균 객실 가동률이 80% 이상이었던 것에 반해 올 상반기에는 50% 이하로 뚝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명동 뿐 아니라 서울, 인천 일대에 있는 많은 비즈니스호텔도 남아도는 객실이 허다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며 "비즈니스호텔 난립이 초래할 엄청난 파장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숙박업의 여신이 크게 증가하면서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별도의 TF팀까지 구성해 대출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상태" 라며 "때문에 자본력이 약한 중소업체의 경우, 앞으로 은행 대출을 이용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질 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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