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보다 '안전' 택한 현대·기아차, 안전성 만족도는?
차체 강성 늘리며 연비는 하락
2013-12-24 17:32:43 2013-12-24 17:36:41
[뉴스토마토 이한승기자]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구매기준으로 떠오른 경제성.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 같은 추세에 발맞춰 연비 향상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기아차는 연비가 아닌 안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올해 출시된 올 뉴 쏘울과 신형 제네시스를 보면 이 같은 기조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올 뉴 쏘울(가솔린 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11.6㎞. 전작에 비해 공차중량이 128㎏ 늘어나면서 연비도 리터당 0.4㎞ 줄어들었다. 기아차가 올 뉴 쏘울의 경쟁상대로 거론한 BMW 미니쿠퍼의 연비는 리터당 12.7㎞로, 올 뉴 쏘울보다 효율성 측면에서 앞선다.
 
올 뉴 쏘울 미디어 발표회 당시 기아차 관계자는 "올 뉴 쏘울에 안전장치 장착을 늘리다보니 불가피하게 중량도 늘어났다"며 "안전장치 등이 포함된 상품성과 경제성인 연비 중 고민하다가 연비를 희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출시된 신형 제네시스도 경쟁차종에 비해 낮은 연비로 구설수에 올랐다.
 
신형 제네시스(G330 모델)의 연비는 리터당 9.0~9.4㎞다. 현대차가 신형 제네시스의 경쟁상대로 꼽고 있는 BMW 5시리즈(528i 11.7㎞/ℓ)나 벤츠 E클래스(E200 12.0㎞/ℓ)에 비해 연비가 턱없이 낮다.
 
현대차는 차체 강성 확보를 위해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 비율을 51.5%까지 늘리다보니 전작에 비해 공차중량이 150㎏ 이상 늘어났고, 동시에 연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가 연비를 포기할 만큼 '안전'은 만족스러운 정도일까.
 
안전도 확인을 위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의 충돌 테스트 결과를 확인했다. 테스트 결과는 ▲우수(Good) ▲양호(Acceptable) ▲보통(Marginal) ▲불량(Poor) 등 네단계로 구분된다.
 
◇올 뉴 쏘울과 BMW 미니쿠퍼의 충돌 테스트 결과.(자료=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올 뉴 쏘울은 '2013 가장 안전한 차'(Top Safety Pick, TSP)로 꼽혔다. 일반 오버랩 전면(Moderate Overlap Front)·측면(Side)·루프 강성(Roof Strength)·머리지지대 및 좌석(Head Restraint & Seats) 등 충돌 내구성 테스트에서 모두 '우수' 등급을 받았다.
 
다만 전방 추돌방지 시스템의 미탑재로 '가장 안전한 차'의 상위 등급인 'TSP+' 획득에는 실패했다. TSP+를 받기 위해서는 충돌 내구성 테스트에서 우수 등급, 스몰오버랩 충돌 테스트(차량을 시속 약 64㎞의 속도로 몰아 운전석 앞부분 25%를 고정 장애물에 충돌시켜 안전성을 평가하는 방식)에서 우수나 양호 등급을 받고, 전방 추돌방지 테스트에서 기본(Basic) 이상의 등급을 받아야 한다.
 
반면 BMW 미니쿠퍼는 일반 오버랩 전면과 머리지지대 및 좌석의 내구성은 '우수 등급'을 받았지만 측면과 루프 강성에서는 우수 등급에서 한 등급 떨어진 '양호' 등급을 받았다. 기아차가 올 뉴 쏘울의 연비를 포기하고 차체 강성에 집중함으로써 나름대로 동급 대비 안전성을 인증받은 것이다.
 
◇신형 제네시스와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의 충돌 테스트 결과.(자료=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
 
올 뉴 쏘울과 달리 신형 제네시스는 경쟁 차종에 비해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안전성 테스트 결과를 받았다. 신형 제네시스는 충돌 내구성 테스트에서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와 동일한 '우수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인증을 받은 전방 추돌방지 시스템 미탑재로 안전성에 방점을 찍진 못했다. 5시리즈와 E클래스가 전방 추돌방지 시스템에서 'Basic' 등급을 받아 TSP+의 자격을 갖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연비 희생의 대가치고는 아쉬움이 크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누차 "자동차에서 최우선은 세이프티(안전)라고 생각한다"고 말해왔지만 이 역시 무색해졌다.
 
한편 YF쏘나타의 후속으로 5년 만에 등장하는 LF쏘나타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안전' 위주의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내년 3월 양산 예정인 LF쏘나타 역시 초고장력 강판 비중을 전작보다 두배 가량 늘릴 예정이다. 동시에 연비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아 현대·기아차의 안전성 행보가 순탄친 않을 전망이다.
 
◇기아차 올 뉴 쏘울(위)과 현대차 신형 제네시스.(사진=현대기아차)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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