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선영기자] 금융불안으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동유럽 금융 위기와 미국 자동차 파산 위험으로 인해 세계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며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에게는 '안전한 게 최고'라는 심리가 유발되며 금값은 온스당 1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 4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25.30달러(2.7%) 상승한 온스당 967.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금값은 장중 온스당 975.40달러까지 오르며 지난해 7월 22일 이후 7개월래 최고가를 기록했고, 지난 한주 동안만 14%가 급등했다.
이처럼 금 값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낮은 이자율과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으로 인한 통화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보유 자산으로서의 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곧 서명할 예정인 7870억 달러의 경기부양법안과 금융기관 위기 완화를 위해 추가로 지원될 수조 달러의 자금까지 합할 경우 달러화의 가치는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금 생산량이 감소하는 등 공급 부족도 한 원인이다.
골드머니닷컴의 창업자인 제임스 터크는 "모든 사람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며, "금은 모든 것 중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장 유동성 있는 피신처"라고 말했다.
안드레이 크류첸코프 VTB 캐피탈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급락하고 달러화 가치는 급등하는 등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거센 편"이라면서 "금 투자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최근 금융불안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힘들다는 점에서 금값의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존 리드 UBS AG의 금속 스트래티지스트는 “최근 금에 대한 관심이 마니아의 성격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초기 단계에 불과한 것”이라면서 “금이 올해 평균 1000달러 대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최근 올해 3분기 말경 온스당 1200~1300달러까지 갈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불과 두어달 전인 지난 10월 전문가들은 평균 700달러대로 올해 금값을 예상했었지만, 이처럼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속에서 안전자산인 금값 상승은 계속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실제로 투자자들도 금 선물이 1000달러선으로 접근하자, 지금 당장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자산을 보유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극에 달하며, 오히려 금에대한 매력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투기 세력의 경우 최근의 금값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이후 대규모 매도에 나설 가능성도 있고, 금융위기가 심화되면 각국 은행 등이 현금조달 차원에서 금을 일제히 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금값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일부 제기 되고 있다.
한편, 금값이 뛰자 백금 가격도 덩달아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백금 4월물 역시 37.30달러(3.5%)가 올라 온스당 1,098.3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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