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특정 브랜드의 콘택트렌즈 가격이 전국 어디를 가나 똑같이 비싼 이유는 따로 있었다. 해당 제조업체가 안경원에 콘택트렌즈를 공급하면서 최저판매가격을 정해주고 이를 강제해왔던 것이다.
'아큐브'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한국존슨앤드존슨 얘기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국내 콘택트렌즈시장 45%를 차지하는 시장점유율 1위업체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제품 99%를(1%는 안과병원에 공급)을 직접 안경원에 공급하고 있다. 사실상 전국 안경원의 콘택트렌즈가격을 통제해 온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공정거래법상 재판매가격유지행위 등의 혐의로 한국존슨앤드존슨에 과징금 18억6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존슨앤드존슨은 1998년 아큐브 콘택트렌즈를 국내에 출시하면서부터 안경원에서 판매할 소비자판매가격을 결정해 왔다.
결정된 소비자판매가격이 기재된 가격표를 전국 안경원에 통지했으며, 이러한 가격통지는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이뤄졌다.
특히 2007년부터는 안경원과 거래 금액의 10%를 할인해주는 대신 '이 가격 이하로는 판매하면 안된다'는 최저가격을 지정해주고, 이를 어길 경우 약정해제 및 할인금액을 취소한다는 내용으로 할인거래약정을 체결했다.
한국존슨앤드존슨은 영업사원와 아르바이트생까지 동원해서 안경원들이 결정가격을 지키는지를 점검해 왔으며, 정해준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안경원에 대해서는 최소 2주에서 최대 1개월간 렌즈 공급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 압박했다.
또 안경원이 한국존슨앤드존슨의 할인행사를 통해 저렴하게 구입한 제품을 비거래처인 안경원에게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비거래처 안경원으로 유출할 경우 할인을 취소한다는 내용도 거래약정에 포함시켰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할인판매를 못하도록 가격인하를 막는 불공정행위를 적발한 사례"라며 "이번 조치를 통해 유통단계에서의 가격경쟁이 활성화되어 콘택트렌즈의 가격거품이 제거되고 소비자들의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콘택트렌즈 공급시장은 존슨앤드존슨, 바슈롬, 시바비전, 쿠퍼비전 등 4대 외국계 메이저업체들이 7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존슨앤존슨은 2000년대 초부터 줄 곧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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