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최근 미국 법원의 판결을 놓고 인터넷업계에서 망중립성 논란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3일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연방통신위원회(이하 FCC)가 망중립성 원칙을 근거로 규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통신사 버라이즌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에서 버라이즌은 “FCC가 안정적인 통신망 운영을 막고자 하는 것은 권한남용”이라고 주장했다.
망중립성이란 통신망을 통해 전송되는 콘텐츠를 동등하게 취급하고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다. 흔히 네트워크 사업자는 트래픽 과부하를 이유로 일부 콘텐츠를 제어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맞서 등장한 논리라 할 수 있다.
관련업계는 이번 판결이 국내에 미칠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몇년전 제정한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미국식 원칙을 많이 참조해 만들어진 만큼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인터넷 사업자들로 구성된 오픈인터넷협의체(이하 OIA)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판결은 망중립성 원칙 훼손과 관련이 없다”며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이 이번 판결로 인해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OIA에 따르면 미국은 전통적인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와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분리해서 규제하고 있다. 인터넷 접속서비스 사업자의 경우 “신생분야로서 혁신을 도와줘야 한다”는 명분 하에 기존 통신서비스 규제영역 바깥에 있는 상태다. OIA측은 “규제기관인 FCC가 나서는 게 옳은가에 대한 다툼이 벌어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은근히 이번 판결을 반기는 분위기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망고도화에 대한 투자유인이 감소할 정도의 망중립성 원칙은 존중받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통신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판결이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며 통신업종에는 매우 긍정적, 인터넷업종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망중립성은 오랜 기간 지속됐던 이슈다. 2009년 스마트폰 도입 이후 무선 트래픽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면서 통신업계는 수익확대와 시장질서 지배권 유지를 위해 “일부 콘텐츠 전송에 대해 제어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인터넷업계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을 망치는 행위이며, 이용자 편익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고 맞섰다.
방통위는 2011년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예외조항도 있어 언제든지 분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OIA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며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만들어진 합의의 틀을 흔들면 안된다”고 밝혔다.
◇ FCC 전경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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