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총파업, 빅5 병원 의사들 기류는 '부정적'
2014-01-24 18:48:10 2014-01-24 18:51:56
[뉴스토마토 이경화기자] 의료계 총파업에 젊은 의사들이 동참 의사를 밝히며 파업 강행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서울 시내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은 사태를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결의한 총파업 예정일이 3월3일로 아직 여유가 있는 데다, 정부와의 협상도 남아 있어 파업 현실화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전공의들 파업 동참과 관련해서도 마땅한 대응책 없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제17기 대전협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News1
 
전공의들은 지난 19일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총회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투쟁 동참을 결의했다. 주 80시간 시행 유예와 유급 관련 조항 삭제 등 수련환경 개선을 외치는 전공의들이 별도 트랙으로 가세한 셈이다.
 
최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으로 수익구조가 기형화된다면 대형병원에서는 환자를 통한 수익내기 진료를 할 수밖에 없고, 젊은 의사들은 병원이라는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부속품이 될 것”이라며 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총파업을 지지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도 오는 25일 대의원총회를 열고 의사 총파업 참석을 결정한다. 의대생까지 투쟁에 참여할 경우 의협 주도 총파업의 규모는 더욱 커진다. 이는 또 의사협회 강경 방침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어서 대정부 협상력의 강화로도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참을 선언한 전공의의 경우 1만7000여명, 의대생 수는 1만6000여명이다. 이처럼 젊은 의사들의 움직임이 소용돌이 치고 있는 가운데, 대학교수들에게선 별다른 분위기가 감지되질 않고 있다.
 
일명 서울 시내 빅5 병원에 속한 S병원의 L 교수는 2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환자 진료와 업무 때문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면서 “개개인마다 생각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의협이 정부와 문제를 잘 풀어 파업까지 안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병원 소속 K 교수는 “의협과 공감대가 없다”면서 “그래도 강경투쟁은 지양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전했다. 의협 파업 투쟁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파업에 부정적 기류를 내비치는 모습이 공통적이다.
 
빅 5병원 중 A병원에 속한 P 교수는 “병원 내부에서는 이번 의사 총파업에 대한 관심이 덜하고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파업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S 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아직 파업이 현실화 된 것도 아니고 상황을 지켜보는 상태”라며 “전공의들 파업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도 전공의와 똑같은 의사이고, 의협 회원"이라며 "하지만 의협과는 공감대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수들이 병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인 데다 이미 의사들 내에서도 상당한 기득권층인 만큼 이번 총파업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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