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82세 노인이 교통사고로 수술을 받은 후 사망한 사건에서 법원이 가해자에게 사망에 대한 책임까지 묻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렸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현용선)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1·2차 수술을 진행한 약 17일간 별 이상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점, 병원에서 직접사인을 심근경색으로 하는 '병사' 진단서를 발급한 점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가 입은 상해만으로 사망할 것을 예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처 치료를 위한 수술을 시행한 직후 발생한 사망에 대한 책임까지 피고인에 부담시키는 것은 사회 통념상 맞지 않다"고 판시했다.
또 "이 수술로 인한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 확률은 평균 10% 미만이라는 피해자 담당 의사의 진술 등에 따르면 피고인이 수술과정에서 발생 할 수 있는 피해자의 직접 사인에 대해 예견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에게 전방주시의무 및 서행 의무를 위반한 과실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4월14일 밤 10시40분쯤 김포시 부근의 커브길에서 시속 약 60km 속력으로 차를 운행하다가 도로 전방에 서 있던 피해자 B씨(82)의 오른쪽 정강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B씨는 이 사고로 인해 8주간 치료가 필요한 골절상을 입고 입원해 4월17일 외부에서 뼈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1차 수술을 받았다.
B씨는 같은해 5월2일 골수 안쪽에 힘을 받을 수 있게 핀을 박는 2차 수술을 마친 뒤 갑작스럽게 호흡마비 증세를 보이다가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고, 검찰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A씨를 기소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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