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당이 진통 끝에 5일 정치혁신 결의문을 채택했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가 3일과 5일 발표한 혁신안의 내용에서 국민소환제, 축의금·부의금 등과 관련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당내 목소리가 있어, 결의문 내용에서 구체적인 혁신 내용은 제외됐다.
민주당은 126명 소속 의원 전원의 명의로 이날 의총에서 "국민의 정치혁신 요구를 천금같이 받아들인다"며 "특권을 내려놓고 정치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결의문을 내놓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 특권방지법' 제정을 비롯한 정치혁신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관련 법률이 제·개정되기 이전에 선제적으로 정치혁신 과제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혁신의 요구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이번 결의문 채택은 당초 난관이 예상됐다. 실제 지난 김한길 대표가 정치혁신안을 발표한 3일 의원총회에서 몇몇 의원들은 혁신안의 일부 내용과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당시 이로 인해 정치혁신안 추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의총에서는 혁신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의원들이 또 다시 일부 내용에 대해 우려를 표했지만, 문제로 지적된 일부 내용을 빼고 결의안 통과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에 참석했던 여러 의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기식 의원은 김한길 대표가 발표했던 '국민소환제'와 '김영란법'에 대한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국민소환제와 같은 제도가 세계적으로도 베네수엘라 정도를 제외하고는 도입되지 않았다며, 정쟁의 도구가 될 우려가 크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란법'과 관련해서도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현재도 막강한 검찰의 손아귀에 모든 것을 넘겨주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내용에 대해 조금 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인 예로서, 현행법대로라면 지역구민들의 민원 자체가 청탁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News1
정청래 의원은 정치혁신 보다 중요한 것은 야당의 선명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이 보고, 듣고 싶어 하는 것은 선명한 야당의 모습이라며 공약파기와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문제 등을 지방선거까지 밀고 나가는 강한 야당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축의금·부의금 등 정치혁신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제 살 깎기 경쟁'이 아닌 야당의 선명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몇몇 의원들은 이날 재차 지도부의 소통 미흡을 지적했다.
정청래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소통이 목적은 아니다. 소통을 통해 문제를 다 해결하자는 것"이라며 "담당 분야의 의원들에게 물어보고 정무적인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지도부에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이날 김한길 대표의 일부를 제외한 정치혁신안에 대한 실천결의문을 채택했지만,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인 정당 개혁과 관련해선 한차례 더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재성·강기정 등 당의 혁신 모임을 선도하고 있는 의원들은 오픈프라이머리와 당무위원회 직선제 등 당의 개혁방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강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도 당 지도부가 국민 참여 방식에 대해 당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론조사 대신, 오픈프라이머리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