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플렉시블 시대를 열어젖힌
LG전자(066570)의 최초 커브드(곡면) 스마트폰 'G플렉스'가 갖은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시장에 선보인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비평에 처하면서 LG전자의 곤혹스러움은 커지게 됐다.
앞서 LG전자는 "해외 유력 IT전문매체들이 G플렉스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며 실제 판매량에 있어서도 자신감을 과시했다. 경쟁사이자 넘어야 할 벽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라운드를 의식한 발언으로, 세로 곡면 디스플레이를 차별화하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G플렉스가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에서 미국과 유럽 등 스마트폰 격전지로 보폭을 넓히자 호평은 점차 혹평으로 비화됐다. 무엇보다 LG전자가 G플렉스의 가장 큰 특장점으로 내세운 디스플레이 화질과 완성도 측면에서 중대한 결함이 노출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 구축에도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G플렉스 리뷰 기사에서 "최초로 양산된 커브드 스마트폰인 G플렉스는 장점도 있지만 중대한 문제를 일으키는 결함도 있다"며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스마트폰"이라고 혹평했다.
타임지가 이처럼 G플렉스에 박한 평가를 내놓은 이유는 디스플레이의 질적 문제가 컸다. 리뷰에 따르면 G플렉스는 몇 초간 같은 화면에 정지해 있다가 다시 재생할 경우 정지화면의 잔상이 남는 문제가 드러났다. 이는 플라스마 TV의 번인(Burn-In)과 거의 동일한 현상으로, 화면에 집중하는데 있어 지속적인 장애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 스마트폰 스크린을 자세히 들여다볼 경우 미세한 암점이 발견되는 등의 문제도 지적됐다. 아울러 프리미엄 스마트폰답지 않게 밝기와 선명도, 색 재현능력 등 전체적인 성능에서 '함량 미달'이라는 평가도 있다. 곡면형 스마트폰이 가져다주는 장점이 되레 디스플레이의 질적 문제에 가려져 희석되고 있는 것.
미국 내 유력 IT전문지인 매셔블(Mashable)도 G플렉스의 디스플레이를 문제 삼았다. 지난 8일 '커브드 스마트폰의 초라한 출발'이라는 리뷰에서 "G플렉스는 곡면 화면이 지니는 시각적인 장점이 있으나, 디스플레이 측면에서는 화질에 영향을 미치는 흐릿함이 내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도 패널의 완성도가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매셔블은 "전반적인 디스플레이 품질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눈에 확연히 들어올 정도로 거친 입자가 동영상 시청 시에 화면상의 움직임이 산만하게 보이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폰아레나, 테크레이더, 가타비모바일 등 모바일 제품 관련 영역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수의 매체들도 G플렉스 디스플레이 표면에서 '요철'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발견됐다는 점을 일제히 지적했다. 이에 LG전자 측은 "기능이나 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요철 문제의 경우
LG디스플레이(034220)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제품 양산 과정에서의 문제로 볼 수 있지만 암점, 잔상 문제 등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질적 문제가 크다”며 “성숙하지 않은 기술로 성급하게 제품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 G플렉스.(사진=LG전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