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 선수단. (사진제공=KBL)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창원 LG의 사상 첫 우승이 눈앞에 잡힐 듯하다.
올 시즌 2경기를 남겨둔 LG는 2위(38승14패)에 올라있다. 1위 모비스(39승13패)와 1경기 차이로 끝까지 접전을 벌이고 있다.
LG 입장에서는 서울 SK가 3위(36승15패)로 밀린 게 그나마 다행이다. 올 시즌은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시즌 막판까지 세 팀이 선두 다툼을 벌였다.
팀당 54경기 중 2경기가 남고서야 LG와 모비스의 두 팀 대결로 좁혀졌다. LG는 지난 2일 SK와 경기에서 이기며 스스로 이 같은 기회를 잡았다.
◇모비스와 맞대결서 4점차 이상 승리 필요
현재 LG는 모비스(7일), KT(9일)와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모비스전은 우승팀을 가리는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1, 2위가 직접 만나 우승을 결정짓는 모양새가 됐다.
선수 면면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경기다. 김시래는 친정팀을 상대로 데뷔 이후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문태종은 동생 문태영(모비스)과 형제 대결을 벌인다.
두 팀의 흐름도 팽팽하다. 모비스는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LG는 팀 창단 이후 최다 연승인 11연승 쾌속질주 중이다.
맞대결에서 LG는 모비스를 이기는 것도 중요한데 반드시 5점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모비스가 이긴다면 우승은 모비스 차지다. 하지만 LG가 이길 경우에는 상대전적과 공방율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LG가 5점차 이상으로 승리했을 경우에는 모비스와 상대전적에서 3승3패로 동률이나 공방율에서 모비스를 앞서게 된다. 이때에는 두 팀의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는데도 두 팀의 승패가 동률일 경우에는 LG가 우승을 차지한다. LG 입장에서는 모비스를 5점차 이상으로 제치고 마지막 KT 경기까지 잡아내는 게 가장 속편한 방법이다.
반면 LG가 모비스에게 4점차 이하로 승리할 경우에는 공방율에서 앞서는 모비스가 정규리그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모비스는 4점차로 패해 LG와 공방율이 같아지더라도 전체 공방율(모비스 453점, LG 311점)에서 LG에게 크게 앞서게 된다. 이 때문에 정규리그 마지막 KCC와 경기에서 모비스가 패하지 않는 한 우승에 가까워진다.
◇지난 시즌부터 준비한 올 시즌 우승
LG와 모비스 중 우승이 간절한 팀은 LG다. LG는 1997~1998시즌부터 지금까지 정규리그 우승이 없다. 2위만 네 번(1997~1998·2001~2002·2002~2003·2006~2007시즌) 했다.
현재 10개 구단 중 정규리그 우승 경험이 없는 팀은 LG와 인천 전자랜드 두 팀뿐이다. LG는 2000~2010시즌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다. 당시는 서울 삼성에 이어 정규리그 2위로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갔다.
프로농구 연고지 중 가장 농구 열기가 뜨겁다는 '농구의 도시' 창원을 연고로 하지만 유독 정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창원은 올 시즌 프로농구 최초로 200만 관중 돌파에 성공했다.
LG는 올 시즌 우승에 대한 열망을 지난 시즌 막판부터 드러냈다. 지난 시즌 하위권으로 처지자 곧장 준비에 돌입했다.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을 모비스로 내보내고 김시래를 데려왔다. 김시래는 모비스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다음날 아침 곧장 LG로 트레이드 됐다.
이어 LG는 전자랜드와 계약이 만료된 문태종을 6억8000만원이라는 최고가를 주며 영입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타짜'로 불리는 정상급의 슈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모두가 탐냈던 센터 김종규를 뽑았다. 김종규는 경희대에서 대학리그를 재패한 최고의 신인으로 평가받았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러시아리그 득점왕 출신의 데이본 제퍼슨을 뽑으며 완벽한 전력을 꾸렸다. 제퍼슨은 다른 팀 감독들도 "정말 한국에 오는 것이 맞느냐"고 의아해했을 정도로 유명했던 선수다.
이 같은 LG의 행보가 이어지자 올 시즌을 앞두고 감독들은 LG를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김진 감독 또한 11연승임에도 7일 모비스전 승리가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모비스와 경기는 LG의 오랜 염원인 우승을 위한 마지막 시험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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