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현대중공업(009540)이 올 1분기 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손실을 내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앞서 지난 25일 삼성중공업이 적자전환하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충격은 더해졌다.
부진의 직접적 원인은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 저가수주 여파다. 여기에다 현대오일뱅크의 정제마진 하락이 겹치면서 부진의 폭을 키웠다. 특히 저가수주로 인한 수익성 하락이 상선에서 해양설비까지 확대되면서 조선 부문의 이익이 급감했다.
현대중공업은 30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3조5208억원, 영업손실 1889억원, 당기순손실 91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9%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적자전환했다.
이 같은 실적 급감은 상선과 더불어 해양설비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해양설비의 경우 납기가 지연되면서 공기를 단축시키기 위해 투입 인력이 늘었고, 잦은 설계 변경으로 비용도 증가했다.
여기에 육상 플랜트 사업부도 부진한 실적을 냈고, 건설기계사업부는 성수기임에도 중국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한 것이 부진의 폭을 키웠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 연결기준 영업이익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오일뱅크의 정유부문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평균 배럴당 8.5달러 수준에서 올 1분기 배럴당 6.3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드릴십 건조 비중 감소와 플랜트부문 주요 발전 공사 완료 등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줄었다”며 “조선경기 침체에 따른 선가하락으로 조선부문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저가 물량이 대부분 소진되고 정제마진이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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