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음지에 있던 유럽 극우 정당들이 이번 유럽 의회 선서를 발판 삼아 일제히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성화된 저성장과 역대 최고치의 높은 실업률 등이 맞물려 극우 정당에 힘을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히 극우정당들이 내세우고 있는 반(反)유럽 정서가 힘을 얻으면서 유럽연합(EU)을 아우르는 은행연합 논의는 추진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인다.
◇"극우정당 의석 29% 차지할 것"..경제난에 반(反)유럽 정서 '탄력'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들은 오는 22~25일에 치러지는 제8대 EU 선거에서 극우파가 세력을 크게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재정 위기를 경험한 남유럽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EU 주요국에서 극우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다.
유럽의 싱크탱크인 '오픈유럽'은 반유럽 정서를 등에 업은 극우 정당이 총 의석수 751개에서 29%인 281석을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 극우정당 그룹이 적어도 유럽의회 의석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예상이 적중하면 극우정당은 처음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된다. 28개 회원국 중 7개국 이상에서 25명의 의원을 확보하면 극우 정당만의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는데, 그러면 EU 법률안의 심의와 상정에 개입하는 등 유럽의 대소사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다.
◇그리스 시민들이 유럽 의회 선거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이처럼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극우 정당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경제 문제 때문이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률을 종료하면서 경기침체 위기를 극복했지만, 여전히 실물경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유로존의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에 근접한 11.9%에 달한다. 물가 수준은 너무 낮아서 민간과 기업의 소비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고실업률과 저물가가 장기간 이어지자 유로존의 성장률도 하방 압력을 받았다.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 분기 보다 0.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망치인 0.4%에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특히, 네덜란드 성장률은 무려 1.4% 떨어졌고 포르투갈도 0.7% 하락했다.
◇극우파 의회 입성..EU 통합 '저해'..EU·유로존 탈퇴 '주장'
전문가들은 반유럽 정서를 전면에 앞세운 극우파들이 의회에 다수 입성하면 EU의 통합이 저해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 국가의 극우파들이 내세운 공약을 보면 유럽 통합은 커녕 유럽 해체가 연상될 지경이다.
이탈리아 제3당이자 유럽 내 가장 큰 극우정당인 오성운동(M5S)은 유로화 사용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일 계획이다.
반(反)이민정책을 선호하는 프랑스 극우정당들은 EU와 유로존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영국 독립당도 EU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
◇베른트 루커 AfD 독일 대안 정당 대표가 지지자들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독일을 위한 대안(AfD)' 정당은 더 많은 EU 차원의 규제를 반대한다. 또 유로존 탈퇴를 개별 회원국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 극우파 정당은 하나같이 유럽 통합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반유럽 정당이 힘을 얻으면 유럽 전체를 아우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캐나다 신문 '글로브 앤드 메일'은 유럽에 극우 정당이 득세하면 유럽 통합은 저하될 것이라며 유로본드와 공동의 예금보험 논의 등이 쏙 들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글로브 앤드 메일은 이번 선거 투표율이 40%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09년의 43%보다 낮은 수치다. 선거가 최초로 시작된 1979년의 62%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것이다.
경제 정책 분석 논평 사이트인 'Voxeu.org'는 유럽 의회 투표율과 ECB에 대한 신뢰는 비례관계에 있다고 평가했다. 낮은 유럽 의회 투표율은 ECB를 신뢰하지 않는 민심을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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