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올해 국내·외 면세점 입찰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대기업 간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롯데와 신라가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나선 신세계, 한화갤러리아도 면세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만큼 이들간 승부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시드니공항, 청주공항 입찰에 이어 올해 말 인천공항 입찰까지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청주공항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의 권리가 다음달 만료되면서 신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롯데와 신라는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방침을 최종 확정지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차원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향후 대규모 인천공항 입찰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독식논란이 불거질 경우, 자칫 부정적인 여론 형성으로 인해 큰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청주공항의 경우, 적자가 안 나는 몇 안되는 공항중 하나긴 하지만 매출 규모가 워낙 작을 뿐 아니라 출입국자수도 제한돼 있어 신라나 롯데에서 크게 욕심낼만한 곳은 아니다"라며 "굳이 청주공항 입찰경쟁에 들어가 미리 힘을 뺄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입찰 참여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신세계와 갤러리아의 2파전으로 좁아지는 양상이다.
이어 호주 시드니공항도 시장의 관심거리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주요 면세점 업체들이 모두 입찰 경쟁에 뛰어들것으로 예상되면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연간 이용객이 3000만명에 달하는데다 매년 두 자릿 수 이상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해외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롯데와 신라로서는 향후 해외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사업권을 따내야 한다는 곳인 셈이다.
한편, 인천공항이라는 대어를 낚기 위해 청주공항을 포기할 정도로 롯데와 신라가 몸을 사리고 있는 만큼 이번 입찰건 중 가장 규모가 큰 인천공항을 누가 품에 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는 내년 2월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올해 말 본격적인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 신라에 싱가포르 창이공항 사업권을 뺏긴 롯데가 설욕을 벼르고 있는 만큼 면세업계 양대산맥인 이들의 2차 라이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면세사업 초기 단계인 갤러리와 신세계로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인 만큼 이들의 도전 역시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올해 초 업계 예상을 깨고 알짜배기 제주공항 면세운영권을 따내며 화려한 입성에 성공한 갤러리아와 향후 면세점 입찰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업계 3위 신세계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업계 대기업들이 모두 눈독을 들이고 달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낙찰가와 임대료가 크게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워낙 임대료가 비싸 수익성을 크게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워낙 상징적인 의미가 큰 만큼 대기업간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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