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 합병결의..업계 역사상 최대 빅딜(종합)
2014-05-26 16:45:31 2014-05-26 16:50:01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국내 인터넷업계 역사상 최대의 빅딜이 성사됐다. 2위 포털기업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운영업체 카카오가 합병을 결정한 것이다. 26일 인터넷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통해 관련 안을 결의했으며, 오는 8월 주주총회 승인을 얻어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시총 4조원 인터넷기업 탄생..합병조건은?
 
합병조건을 살펴보면 형태는 소멸법인 카카오의 주식을 존속법인 다음(035720)의 발행신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비율은 1대 1.556다.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추산하면 카카오 3조원, 다음 1조원 수준이다.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삼킨 셈이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우호지분까지 합쳐 40% 안팎의 지분율을 보유, 합병법인의 오너가 됐다.
 
통합법인의 이름은 ‘다음 카카오’. 양사는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통합법인의 직원수는 다음 약 2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을 합쳐 32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카카오, 위기감 고조..“합병으로 돌파구 마련”
 
시장의 주요 관심사는 왜 두 회사가 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냈냐는 것이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양사 경영진은 친밀한 관계를 갖고 어떤 협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 자주 대화를 나눴다”며 “이러한 고민이 발전돼 합병이라는 결정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 다음-카카오 합병 기자간담회 (사진=다음)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성장정체에 직면한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4년간 다양한 신사업을 벌였지만 대부분 실패했으며, 카카오 또한 게임중개사업 외에는 큰 성공을 거둔 사업체가 없다는 평가가 많다.
 
즉 벼랑 끝 상황에서 마지막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재웅 창업자의 양보와 결심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이재웅 창업자는 합병이 이뤄지면 불과 5% 미만의 지분율을 보유, 실질적으로 오너십을 상실하게 된다.
 
◇과연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이번 합병을 둘러싼 또 다른 화두는 과연 양사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다.
 
최 대표는 “카카오의 뛰어난 모바일 플랫폼과 다음이 보유한 비즈니스 인프라, PC 기반의 콘텐츠 등이 합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카카오 입장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이 유입돼 다양한 글로벌사업 및 마케팅활동을 진행할 수 있으며 유무선통합시대에 맞춰 PC기반의 인프라를 확보도 가능하다. 그리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복잡한 상장절차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 또한 수천억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누리는 한편 여러 신사업과 카카오톡과의 연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음 카카오’의 향후 과제는?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애물을 통과해야 한다. 첫 번째는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는 일이다. 합병의 경우 회사 중대사안으로서 반대의견을 가진 주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사진=카카오)
 
이에 다음과 카카오는 각각 2000억원, 1000억원의 매수대금을 책정하고 회사비전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상이한 기업문화를 가진 두 회사가 합치는 과정에서 각종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포털업계 한 관계자는 “특히 일부 겹치는 사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는 회사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실적에 대한 부분도 부담이다. 검색시장과 메신저 해외사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에 맞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사는 "각자 가진 장점을 효과적으로 융화시키는 한편 해외시장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 정보, 생활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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