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박근혜 대통령이 7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개각을 단행했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는 김명수 전 한국교원대 교수가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강한 보수성향의 교육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김 내정자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당선을 막기위해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 ‘대한민국올바른교육감추대전국회의’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 갈등을 빚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전국 17개 시·군 중 13곳에서 당선되며 영향력이 강해졌다.
김 내정자가 합리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큰 충돌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그의 과거 발언들을 봤을 때,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 대화가 불가능할 지 모른다는 우려 또한 나온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내정된 김명수 한국교원대 명예교수ⓒNews1
◇金내정자, 교육 정상화 위해 '경쟁 도입' 주장
김 내정자는 '경쟁 시스템'을 강력하게 신뢰한다. 교육감의 책무로 경쟁 시스템 강화를 꼽기도 했다.
지난 2010년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그는 "교육감들은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학생, 교원, 학교, 교육청 간에 예외없이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육 수요자들이 원하는 것은 공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감을 지닐 수 있는 교육"이라며 경쟁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진보 성향 교육자들은 학생들간의 경쟁보다 협력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들어서면서 지방 교육 정책은 경쟁에서 탈피하는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경쟁과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진보 성향 교육자들의 시도 중 대표적인 것이 '자사고(자율형 사립고)' 축소다.
자사고 축소를 공약으로 내건 조희연 서울 교육감 당선자는 "인수위원회에서 자사고 평가 문제를 가장 중요하게 부탁했다"고 밝혔다.
인수위는 자사고가 교육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고 교육부와 협의를 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새로운 수장이 될 예정인 김명수 내정자는 자사고와 교육 불평등에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다.
2010년 인터뷰에서 그는 "그 동안 정부가 외고, 특목고, 자립형 사립고, 공립형 기숙학교, 학교자율화 등과 같이 수월성 교육을 위해 간신히 숨통을 텄던 노력들이 평준화 속으로 묻혀 자칫 물거품으로 될 수도 있다"며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정책을 "교육이 하향 평준화로 가는 역주행"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2008년에 한 인터뷰에서 국제중학교 설립을 찬성하며 "교육의 기회가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주어져야 하지만 또한 다르게도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적도 있다.
◇무상급식·국정교과서 등 갈등 산재
다른 사안에서도 김명수 내정자와 진보 성향 교육감 사이에 물과 기름처럼 타협점이 없다.
무상급식에 대해서도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무상 급식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김 내정자는 올해 있었던 인터뷰에서 무상급식을 '잘못된 정책'이라고 공격한 바 있어 이 부분을 두고도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그는 교육에 투자할 예산이 무상급식으로 낭비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의 후손들이 더 이상 무상급식과 같은 잘못된 정책으로 학교가 위협받지 않는 교육 환경에서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교과서를 놓고도 충돌이 예상된다.
지난해 교학사 교과서가 역사왜곡·친일미화로 비판을 받았을 때, 김 내정자는 위안부 문제로 논란을 불러 일으킨 교학사 교과서를 "맥락을 따지지 않고 표현만으로 흠을 잡는 것은 안된다"며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녔다는 기술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옹호하면서 국정 교과서 도입을 지지했다.
또 김 내정자는 전교조 법외노조를 찬성하고 교원평가제를 교원 퇴출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전교조에 반대편에 서왔다.
진보진영에서는 김 내정자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보 교육감들을 견제하기 위해 김 내정자를 최전방에 내세웠다는 의심을 품고 있다.
진보 성향의 교육 단체들은 김 내정자의 보수성향과 역사 인식을 문제 삼으며, 임명 취소를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어 그의 취임과 동시에 교육부와 진보교육감들 사이에 일어날 갈등을 두고 교육계에서는 벌써부터 긴장감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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