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SDI(006400)와
제일모직(001300)이 합병한 삼성SDI 통합법인이 다음달 1일 공식 출범한다.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오는 2020년에는 매출 29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양사는 지난 3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병을 발표한 이후 5월30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삼성SDI는 기존 배터리사업 중심에서 제일모직의 소재사업을 흡수하면서 글로벌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삼성SDI 통합법인은 에너지솔루션부문과 소재부문으로 구성되며,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통합 법인의 외형은 2013년 기준 매출 9조4276억원, 자산 15조5434억원 규모로 커진다. 양사의 통합에 따라 공통 기능과 투자를 효율화할 수 있어 전반적인 운영 효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삼성SDI 주요 경영지표(자료=삼성SDI 통합법인)
장기적으로는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이 한 곳으로 집중돼 원천 경쟁력이 제고되고, 자금여력을 활용해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통합사의 성장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제일모직의 소재기술을 활용해 배터리사업 전반에서 기술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사업에서 축적해 온 마케팅 역량과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 소재부문의 합성수지사업이 전자·IT 시장 위주에서 자동차용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태양광 분야에서도 태양전지용 전극소재와 대용량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해 소재·솔루션을 통합 공급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삼성SDI는 이러한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오는 2020년에는 매출 29조원 이상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박상진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 사장은 "양 부문의 역량을 결합해 한계를 돌파하고,지금까지의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성장동력 사업을 발굴할 수 있게 됐다"면서 "글로벌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이라는 비전을 적극적으로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남성 소재부문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더 큰 가능성을 열게 됐다"며 "양 부문의 시너지를 높여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차세대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삼성SDI는 1970년 설립돼 흑백 브라운관 사업에서 디지털 디스플레이까지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지난 2000년 신규사업으로 배터리사업에 진출, 사업시작 10년 만인 2010년에 세계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현재는 배터리사업을 확장해 삼성의 대표 신수종 사업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사업과 ESS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지난 1954년 설립돼 직물사업을 시작한 이래 1980년대에 패션사업, 1990년대에 케미칼사업, 2000년대에는 전자재료사업에 차례로 진출하는 등 혁신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OLED 소재기업 노발레드를 인수하고 패션사업부를 삼성에버랜드로 양도하는 등 소재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와 2차전지 분리막 사업·태양광 소재 등 차세대 핵심소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한편 재계에서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간 합병에 대해 사업적 목적 외에도 그룹 차원의 조직개편 차원에서도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이 이재용 체제로의 이양 과도기에 서 있는 만큼 전자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위한 의도로 보는 시선이 짙다.
또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더불어 현 삼성그룹의 모태 성격이 강한 만큼 제일모직 사명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하는 대신 그룹 지주사 격인 삼성에버랜드의 사명으로 되살렸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제일모직이 전자 계열사로 편입됨에 따라 제일모직 패션사업을 맡고 있던 이서현 사장이 제일모직에서 손을 떼고 에버랜드로 자리를 옮긴 점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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