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 디젤 미디어 시승회.(사진=현대차)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산 디젤 자동차의 편견을 깬 현대차의 야심작 ‘그랜저 디젤(Grandeur Diesel)’.
지난 2일 현대차는 인천 송도 일대에서 ‘그랜저 디젤’의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시승 전 우수한 연비와 성능, 정숙성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김상대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의 설명에서 그랜저 디젤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
지난 1986년 탄생한 그랜저는
현대차(005380)의 성공스토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국민차다. 현대차는 전략 모델인 그랜저에 디젤 심장을 탑재하면서 상품성을 키웠고, 독일 수입차가 점령한 디젤 세단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현대·
기아차(000270)는 독일산 디젤 수입차의 거센 공세에 막혀 제대로 된 대응조차 하지 못한 채 기술 격차의 한계에 부딪쳐왔다. 과연 현대차의 호언장담이 그랜저 디젤을 통해 증명될 수 있을까?
시승은 행사장인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의 열리는 도심서킷을 거쳐 영종도 을왕리를 오가는 코스에서 이뤄졌다. 왕복 160km 정도다.
코스는 고속도로 중심으로 강력한 주행성능과 정숙성 등 디젤 엔진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테스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랜저 디젤의 외관은 5개 LED 안개등과 HG 220 EVGT 엠블럼 정도로 기존 가솔린 모델과 비슷해 디자인으로 구별이 쉽지 않다.
실내 센터페시아는 버튼이 기능에 맞게 재배열되면서 직관적으로 개선됐다. 준대형 세단답게 실내공간은 넓다.
송도 도심 서킷에 들어서자, 안전을 고려해 세이프티카를 선두로 속도를 조절하며, 2.5km의 서킷을 주행했다.
급커브로 이뤄진 서킷에서 그랜저 디젤은 물이 흐르듯 부드러운 핸들링을 체험할 수 있었다. 순간 가속능력 역시 생각보다 뛰어나 날쌘 순발력을 뽐냈다.
영종대교에 들어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 속도를 내자, 디젤차 특유의 힘이 몸으로 그대로 전달됐고, 특히 외부 바람소리나 엔진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고 조용했다.
차량 겉과 안에서 느껴지는 소음은 극명히 갈렸다. 외부에선 특유의 디젤 엔진음이 들려 신경이 쓰였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 주행하자 가솔린 모델과 소음이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시승 기착지에서 만난 대부분의 기자들은 그랜저 디젤의 정숙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랜저 디젤의 정숙성은 NVH(소음, 진동, 정숙성)를 크게 개선했기 때문이라는 현대차의 설명이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기아차 쏘렌도R이나 현대차 맥스크루즈에 이미 장착돼 검증을 받은 그랜저 디젤 R2.2 E-VGT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kg.m의 힘을 발휘한다. 순간 가속능력보다 실주행에 적합하도록 엔진 세팅이 되어 있다.
160km의 주행을 끝낸 뒤 계기판의 표시 복합연비는 14.4km/l, 고속주행은 17km/l를 웃돌았다.
시승을 마친 뒤 만난 현대차 연구원은 그랜저 디젤에 탑재된 R2.2 엔진이 기존 엔진보다 제원상 고작 2마력 정도 높아져 아쉽다는 기자의 말에 “출력은 세팅을 통해 얼마든지 높일 수 있는 부문이고, (우리는) 그랜저 디젤에 적합한 최적의 엔진 세팅을 위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골프나 티구안, CC 등 폭스바겐에서 생산하는 차량들 역시 TDI 2.0을 공통으로 탑재해 차량에 알맞은 세팅을 한다”면서 “유명 엔진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강조했다.
수입차가 지배하다시피 한 국내 디젤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그랜저 디젤은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제품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우선 그랜저 디젤은 3254만원(모던)에서 3494(프리미엄)으로 경쟁 수입 차량으로 꼽히는 폭스바겐 파사트(4140만원), 인피니티 Q50(4350만원) 보다 최대 1000만원 가량 저렴하다.
여기에 차선이탈 경보시스템이나 우측방 경보시스템, 전자파킹브레이크, 와이드 파노라마 썬루프, 9에어백 시스템, 샤시통합제어시스템 등 안전·편의사양이 대거 탑재돼 있다.
사전계약 20일 만에 1800여대가 판매된 현대차 ‘그랜저 디젤’은 뛰어난 상품성을 통해 국민차라는 오랜 명성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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