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월가의 투자자들이 상승추세를 그리고 있는 뉴욕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미국 주식형 뮤추얼 펀드에서 89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뮤추얼 펀드는 11주 연속 자금 순유출을 이어가게 됐다.
시장 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펀드의 유출입 내역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지난 몇 주간 미국 증시에서 꾸준히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투자자들의 미 증시 이탈 움직임은 최근 지수가 신기록 경신 행진을 지속하면서 고조된 거품 우려 때문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7월 첫째 주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상향돌파하기도 했다.
캠벨 포크너 OTC글로벌홀딩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식시장은 지난 2년 간 정상적이지 않은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며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8~10% 가량 조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우존스 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전문가들은 월가 투자자들이 뉴욕 증시에서 빼낸 자금을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해외 주식시장에 쏟아붓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 캠포레알 JP모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많은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낮은 유럽과 신흥국 증시를 선택하는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 초 많은 투자자들이 신흥국 시장을 과소평가해왔다"며 "하지만 이제 투자자들은 테이퍼링 우려로 빠져나왔던 신흥국 시장을 다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증시와 더불어 미국 회사채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지난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채와 국채 금리차가 줄었다는 것은 그 만큼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N머니는 "미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투자자들이 단순히 현금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지는 않다"며 "이들은 해외 증시 혹은 회사채에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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