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차마저 '어닝쇼크'..하반기도 불투명
2014-07-25 18:16:16 2014-07-25 18:33:10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현대차(005380)에 이어 기아차(000270)마저 2분기 실적이 급락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환율 직격탄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신차효과에도 원화가치 상승 탓에 많이 팔고도 수익성은 오히려 급감했다.
 
더 큰 문제는 하반기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가운데, 환율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다 통상임금과 연비논란 등 헤쳐나가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양사 모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봤다.
 
현대차는 지난 24일 오후 2시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매출액 22조7526억원, 영업이익 2조872억원, 당기순이익 2조349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무려 13.3%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6.9% 하락했다.
 
무엇보다 환율 악재를 넘지 못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쳤다. 내수에서도 2세대 제네시스와 LF쏘나타 등 대표적 볼륨 모델들이 새로이 탄생하며 신차효과를 누렸지만 수입차의 거센 공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아차는 하루 뒤인 25일 2분기 매출액 12조545억원, 영업이익 769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기아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 31.7% 급감했다. 특히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판촉비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30%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아차의 경우 현대차보다 국내 생산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환율 리스크에 크게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다 주력 라인업인 K시리즈의 노후화에 시달리며 잇몸으로 버텨야만 했다.  
 
향후 전망도 우울하다. 현대·기아차는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 리스크를 안고 있어 생산차질을 빚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기에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간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 양적 완화 축소 여파로 신흥시장 경기마저 침체되고 있다. 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수요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내수 전망도 암울하다. 하반기부터 무관세 효과에 힘입은 수입차 공세가 더욱 거세지 전망이다. 현대차는 품질경영을 통해 고객 신뢰도를 높여 판매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지만 독일차를 중심으로 한 유럽산의 디젤 공세에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잇다. 그랜저 디젤 등 속속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기술력의 차이를 극복하기에는 물리적 시간이 촉박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재 환율의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다”면서 “현대차는 중국 법인의 지분법 이익 증가가 기대되고,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다음달 출시 예정인 쏘렌도가 출격을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경제를 주도하던 현대·기아차가 난제를 어떻게 극복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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