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경제 제재로 제 발등 찍는 서방..기업 리스크 부각
러시아 보복조치 위협도 남아..항공기 시장 위축 우려
2014-07-28 11:20:27 2014-07-28 11:25:05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러시아 경제 제재로 석유회사 BP와 보잉 등 서방의 주요 기업들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은 EU가 미국과 더불어 금융, 에너지 기술, 이중용도 설비 등 러시아 산업을 추가로 제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피격 사건을 계기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제재가 시행되면 관련된 러시아 기업들이 우선 압박을 받겠지만, 러시아와 거래 중인 서방 기업들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은 먼저 영국의 석유회사 BP를 지목했다. EU가 러시아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기업에 에너지 기술 수출을 금지할 경우 BP의 북극해 시추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
 
BP는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인 로즈네프트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각종 에너지 사업을 추진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의 석유화학기업인 엑슨모빌과 쉘도 러시아 에너지 기업과 함께 에너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 제재로 인한 경제적 손해를 피해갈 수 없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맥도날드 점포 (사진=로이터통신)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따른 보복조치로 자동차나 항공기에 쓰이는 철 수출을 중단하면 관련 기업들이 손해를 볼 위험도 있다. 그중 하나가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다. 러시아 시장이 붕괴되도 문제다. 향후 20년간 800억파운드에 달하는 부를 창출할 항공기 시장이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에서 4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맥도날드는 이미 러시아 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 보호 기관은 일부 맥도날드 햄버거에 이상 화학물질이 있다며 판매 불가 판정을 내렸다.
 
종합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도 걱정이 태산이다. 러시아 제재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 매출이 심하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 수익의 절반 이상은 러시아 같은 신흥국 시장에서 발생한다.
 
덴마크 맥주업체 칼스버그도 러시아 매출 비중이 전체의 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에 진출한 유럽 은행권에 가해질 충격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오스트리아의 라이파이젠뱅크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세전 영업이익의 4분의 3을 러시아에서 얻었을 정도로 러시아 경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러시아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소시에테제네랄도 제재로 인한 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러시아 제재로 서방의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심각한 피해를 볼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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