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솔론, 창사이래 최대위기..1500억원대 대출금 연체
2014-08-14 10:08:14 2014-08-14 10:23:10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태양광 웨이퍼 업계 1위인 넥솔론이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유동성 고갈로 1530억원대의 대출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불똥이 채권단으로까지 튀었다. 
 
넥솔론은 14일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으로부터 대출한 1537억303만원을 연체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의 228.9%에 해당하는 규모다. 넥솔론의 대출 원금은 한국산업은행 1050억원, 우리은행 480억원 등 총 1530억원이며, 나머지 7억303만원은 대출에 대한 이자다.
 
넥솔론 측은 유동성 부족이 일시적인 문제임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시적인 유동성 자금 부족으로 상환기일이 도래한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며 "경영진이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금융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채권 은행들은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경우 가장 먼저 설정된 담보 회수에 나선 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워크아웃을 개시한다. 기업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한다. 채권단과 넥솔론의 합의점 도출 결과에 따라 회사의 명운이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관련 업계에서는 넥솔론의 유동성 위기가 만성화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태양광 업황이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침체일로에 놓이면서 3년째 적자가 지속된 탓이다.
 
넥솔론은 지난 2010년 연간 영업이익이 480억원에 달했으나 이듬해인 2011년 226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적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1001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태양광 업황의 부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만성 적자는 부채비율 급증과 함께 금융권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부담을 늘리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넥솔론의 지난 3월 기준 부채비율은 2537%으로, 전체 부채 가운데 이자가 발생하는 부채를 의미하는 이자발생부채는 5917억원에 이른다.
 
주가도 하락을 거듭해 코스피 상장 직후인 지난 2011년 5859원에서 지난 13일 650원(종가 기준)으로 폭락을 거듭했다. 14일 관련 공시가 시장에 전해지자 장 시작과 함께 하한가로 직행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솔론은 두 달 전부터 임금의 50%만 지급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투자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보다 못한 이수영 OCI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지난해 11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30억원과 100억원 규모의 단기자금을 대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넥솔론의 최대주주인 이우정 최고전략대표의 부친이다.
 
넥솔론은 시설투자에 대한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이 회장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 받았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차입금 상환은 아예 불투명하다. 지난 6월 대여한 차입금은 다음달 30일 만기가 도래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이를 갚을 능력이 없다.
 
이 회장의 차입금 연장 및 추가 지원에 대해 OCI 측은 넥솔론은 별개의 회사임을 강조하며 선을 긋고 있다. OCI 관계자는 "넥솔론에 대한 차입은 회사와 무관한 개인적 차원에서 결정된 일"이라면서 "추가 지원에 나설지 여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현재 긴급회의를 소집, 향후 대응 절차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넥솔론의 해명을 들어본 뒤 자금 회수를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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