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한 밤 중 대로변에서 음란행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수창(52·사법연수원 19기·사진) 전 제주지검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에 대해 현직 여검사가 법무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임은정(40·여·30기) 창원지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 게시판에 <사표 수리에 대한 해명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감찰이나 징계 없이 서둘러 김 전 지검장의 사표를 수리한 법무부의 해명을 요구했다.
임 검사는 게시 글에서 "개인적 일탈이 조직적인 일탈로 비화되지 않으려면 법무부는 진실로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공연음란이 경징계 사안이라거나 업무상 비위가 아니어서 사표를 수리했다는 보도가 실제 법무부의 입장이 사실인 것 같아 참혹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음란은 사안이 경미한 경우라도 원칙적으로 기소를 하게 되는 사건이고, 나 역시 이런 사건을 모두 재판에 넘겨 집행유예 이상을 구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이어 "당당한 검찰인가, 뻔뻔한 검찰인가. 법무부(法務部)인가, 법무부(法無部)인가"라며 "조직이기주의가 팽배하는 한 검찰은 검찰일 수 없다. 검찰 구성원들이 더 무참해지지 않도록 설명해 달라"고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앞서 법무부는 김 전 지검장이 공연음란 혐의로 체포돼 제주 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에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김 전 지검장이 사표를 내자 지난 18일 김 전 지검장을 면직 처리했다.
김 전 지검장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제주에서 서울로 올라와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검사장이라는 직위가 조사에 방해가 된다면 직을 내려 놓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법무부는 김 전 지검장에 대해 면직 처분하면서 "직무와 관련 없는 개인적 일탈의혹이라고 하더라도 관할 검사장에 대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휘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부적절하고 수사과정에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어 그 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철저히 수사하도록 해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를 높이고자 한 것"이라며 면직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경찰로부터 사건 발생당시 현장을 촬영한 CCTV를 판독 중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르면 내일(21일) 오후 판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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