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누리당이 '세월호 특별법(가칭)'과 민생법안을 구분해 처리하자며 야당을 설득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도 민생법안 통과를 주장하며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우회적으로 민생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한데 이어 이번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이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30일 페이스북에 '우리 곁에 다가오지 못하고 있는 것들. 그 첫 번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7장의 사진을 게제했다. 사진 하단부에 '본 구성은 실제 이야기가 아님'이라며 가상임을 직접 밝힌 이 사진들은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청와대는 "40만명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은 여러분의 공감과 지지가 필요하다"며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30가지 민생법안들이 더 이상 국회에서 멈춰 있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분의 '좋아요'와 '공유하기'가 법안통과를 앞당긴다"며 네티즌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대한민국 청와대'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사진 7장. 사진 설명에는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30가지 민생법안들이 더 이상 국회에 멈춰 있어서는 안된다"며 국회의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캡처)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의회는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엄중한 책임이 있고 의회 민주주의는 개인과 정당을 뛰어넘어 모든 국민을 향해야 한다"며 "경제활성화와 민생 관련 법안들이 8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튿날인 2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민생법안처리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경제활성화와 민생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국회에 촉구했다.
대통령부터 경제부총리까지 나서 공식 석상에서 국회의 민생법안 처리를 촉구하는 것은 사실상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 정의당 등 야당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최우선으로 삼고 세월호법 제정 전까지는 다른 법안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 4월16일 이후 세월호법을 두고 대치가 심화되면서 8월 임시국회까지 단 한건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에 세월호법과 민생법안을 분리해 처리하자고 제안했지만 새정치연합은 이를 거부한 상태다.
오는 1일 열리는 9월 정기국회 개회식에 야당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여야가 얼굴을 마주하게 됐지만 본회의까지 연결될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새정치연합은 '여-야-유가족 3자협의체' 구성이 거절된 지난 26일 '총력투쟁'을 선포하고 원내협상보다 장외투쟁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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