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원순 서울 시장이 1일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만나 ‘한강관광자원화’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우선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내년 상반기까지 마스터 플랜을 짤 계획이다.
서울시는 회동 결과를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고, 주요 현안사항에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설명으로는 ‘한강관광자원화’ 사업 협력을 납득하기 어렵다.
‘한강관광자원화’ 사업은 폐기된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거의 같다. 경인운하를 이용한 서해 뱃길 개방 등이 빠졌지만 내용의 대부분이 유사하다.
◇'한강 관광자원화 사업'과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유사성(자료=서울시, 기획재정부/정리=뉴스토마토)
박 시장은 2011년 예비 후보 때부터 예산, 부채 문제가 심각해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 이후 강변 건물 층수를 제한하는 '한강변 관리 방향과 현안 사업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오 전 시장 방식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무산시켰다.
그런데 3년 뒤에 박 시장은 '한강 관광자원화' 사업 추진에 합의하면서 오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다시 살려냈다.
박 시장이 한강 주변의 대규모 개발이 필요한 사업에 협력하는 이유는 두 가지를 추정할 수 있다. 먼저 정부의 사업에 협조하는 대신 예산을 지원받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기초연금, 무상복지 예산을 처음 약속보다 적게 지원하면서 현재 서울시와 지방자치단체들은 복지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미 복지 재원이 고갈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싱크홀 발생으로 노후된 배수관, 지하철 시설 등을 정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대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시장은 이날 최 경제부총리와 회담에서도 "서울시는 (복지예산) 매칭비율이 특별히 높기 때문에 예산 재정자립도가 높아도 굉장히 고통스럽고 자치구들은 거의 디폴트 상태다", "지하철은 30~40년 됐는데 내진설계 안 돼 있거나 지나치게 노후화된 부분을 고쳐야 하는데 워낙 예산이 많이 들어가서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앞으로 마스터 플랜을 짜면서 서울시는 예산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우)과 최경환 경제부총리(좌)가 1일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조찬 회동을 가졌다.ⓒNews1
또 다른 이유는 정부가 한강 개발에 나서면서, 오 전 시장 때보다 개발 예산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오 전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대규모 개발의 막대한 비용을 책임져야 했다.
그러나 '한강관광자원화' 사업에서는 정부와 서울시가 예산을 분담할 계획이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정부 지원을 받아 대형 개발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TF팀에서 마스터 전략을 짜면서 정부와 서울시의 예산 부담 비율을 결정하게 된다.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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