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3G 이동통신서비스용으로 할당됐던 2.1GHz 대역 주파수를 LTE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3G 이용자 보호대책 마련을 전제로 급증하는 트래픽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의도지만 2.1GHz 용도전환을 둘러싼 이통3사의 이견이 컸던 만큼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3일 미래부는 2001년 할당된 이후 지금까지 WCDMA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2.1GHz 대역에 WCDMA 진화기술인 LTE도 적용할 수 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미래부는 "그동안 다른 이동통신 주파수 대역은 2G 또는 3G 이상으로 기술방식이 지정돼 진화 기술 수용이 가능했지만 WCDMA로 이용중인 2.1GHz 대역은 유일하게 기술방식이 비동기식 기술(IMT-DS)로 한정돼 있었다"며 "이 때문에 기술방식 변경없이 LTE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가 불분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LTE 가입자 전환이 가속화되며 해당 대역에서 여유 대역폭이 발생해 업계에서는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지난 3월부터 학계·산업계·연구기관 등으로 연구반을 구성하고 검토에 착수했으며 ▲기술 방식 부합 여부 ▲이용자 편익과 효율적 주파수 이용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 ▲해외사례 등 다각적 측면에서 검토를 토대로 2.1GHz 대역 주파수 정책 방향안을 마련해 전파정책자문위원회 자문을 얻어 최종 결론을 내렸다.
미래부에 따르면 기술방식 측면에서 2.1GHz 대역은 2001년 할당공고 당시 ITU(국제전기통신연합)의 IMT-2000 표준기술 중 IMT-DS 기술방식으로 규정돼 있는데 최근 ITU는 진화기술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일환으로 LTE도 IMT-DS 진화 기술로 포함했다.
(자료=미래창조과학부)
또한 국내 정책 역시 기술개발과 서비스 보급 촉진, 경제 활성화 등 국민편익 증진 측면에서 기술진화를 최대한 적용해왔기 때문에 기술방식 변경없이 LTE 적용이 가능하다 판단했다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유럽이 지난 2012년 정책결정을 통해 모든 회원국에 2014년 6월까지 2.1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 허용을 의무화한 점, 일본·미국 등 해외 주요 국가도 기술진화 촉진과 효율적인 주파수 이용을 위해 이동통신 표준 내에서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기술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2.1GHz 대역에서 LTE 서비스가 제공될 경우 이동통신 3사 모두 '3밴드 주파수집성기술(3CA)' 채택이 가능해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고 망 구축 촉진으로 투자 활성화와 서비스 고도화 경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미래부는 LTE 기술 적용으로 3G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품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이동통신 사업자에게 보호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허원석 미래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유일하게 기술방식이 제한적이던 2.1GHz 대역의 규제완화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주파수 이용이 가능해질 뿐 아니라 서비스 품질 개선과 이동통신시장의 경쟁 활성화로 이용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희소한 주파수 자원의 이용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업자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서비스 경쟁촉진, 투자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래부의 이 같은 결정에 통신업계에서는 서로 다른 표정을 짓고 있다.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KT(030200)는 환영 의사를 밝힌 반면 경쟁사인
LG유플러스(032640)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기술 진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의견과 "특정 기업을 염두한 역차별"이란 의견이 맞선다.
일정 부분 수혜가 예상되는
SK텔레콤(017670)은 중립적인 입장이다. 다만 3G 이용 고객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은 이를 LTE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자료=미래창조과학부)
올해 초 공정한 시장 경쟁을 이유로 KT는 현재 3G로 사용 중인 2.1GHz 주파수 40MHz폭 일부를 LTE로 용도변경 해 줄 것을 요청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연내 4배 빠른 LTE 속도를 제공하는 '3밴드 CA'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KT도 이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2.1GHz 대역 주파수의 용도변경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경쟁사 뿐 아니라 일부 국회의원들도 정책적 특혜를 운운하며 반발했다.
"지난해 주파수 할당 당시 KT는 3밴드 CA 구축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당장의 이익을 위해 1.8GHz 대를 선택했다"며 "KT의 요청을 들어주는 것은 기업의 주파수 정책 실패를 정부가 해결해주는 것"이란게 주된 반대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땜질 식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당국이 한 발 앞서 관련 규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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