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케티 "불평등과 싸우고 행동하고 쟁취해야"
"유럽은 극심한 불평등으로 큰 충격 겪어"
"불평등은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극심한 불평등이 '문제'
2014-09-20 19:21:12 2014-09-20 19:25:29
[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불평등과 싸우고 행동해서 쟁취해야 합니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는 20일 연세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불평등이 과도해서 민주주의가 반응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에선 불평등이 심화해 정치 제도가 자본에 포획됐다는 비판도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피케티 교수는 돈이 돈을 버는 속도인 자본 수익률이 사람이 돈을 버는 경제 성장률보다 빨라 경제적 불평등이 심해질 수 밖에 없으므로 고소득층 대상의 부유세 등을 주장한 그의 저서 <21세기 자본>(글항아리)의 내용을 소개하고 청중의 질문을 받으며 2시간 가량 강연했다.
 
피케티 교수는 "유럽의  경우를 보면 극심한 불평등을 해소하지 못해 제1차 세계대전, 프랑스대혁명 등 파격적인 쇼크가 나타나기도 했다"며 "이처럼 역사를 보면 충격적 사건 때문에 불평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면 미래에도 충격적인 사건을 기다려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며 "민주적인 논쟁을 하고 정보를 공유해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쉽지는 않겠지만,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원칙을 다시 생각함으로써 불평등 탓에 충격을 겪었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평등이 일어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교육 불평등과 경영자의 과도한 임금 등을 꼽았다.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정책, 공공부채, 민영화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하나의 매커니즘 때문에 불평등이 만들어졌다고 하기 어렵지만 교육 접근성의 차이도 소득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영자들이 지나치게 많은 임금을 받는데, 그렇게 임금 차이가 많이 날 정도로 능력에 차이가 있지 않다. 그것이 과연 정당한지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도 그럴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 중앙은행이 많은 기관의 파산을 막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 부분도 있다"면서도 "문제는 중앙은행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은행이 양적완화를 한다면서 달러를 프린트하는 방법은 쉽지만, 부동산 버블 등 문제도 발생한다"며 "또한 중앙은행의 정책만으로 모든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가 저서 <위대한 탈출>에서 불평등은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선 "왜 그 주장이 저와 대치가 되는지 모르겠고, 한국 언론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며 "개발에 불평등이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며 "불평등 자체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불평등이 너무 늘어나면 성장을 저해하고 특히 1차 세계대전이 발생할 정도까지 가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평등이 개선됐던 시대가 있었으나 지금은 악화하고 있다"며 "저성장과 고령화로 이 현상이 심화할 수 있으므로 투명한 방법으로 부를 배분할 수있는 방법을 찾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20일 연세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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