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에일리가 신곡 '손대지마'로 컴백했다. (사진제공=YMC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수 에일리가 새로운 미니앨범을 들고 돌아왔습니다. 지난 25일 자신의 세 번째 미니앨범 ‘Magazine'을 발매했는데요.
요즘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여자 솔로 가수, 즉 디바의 활약이 사실 가요계에서 잘 보이질 않습니다. 음악 장르적인 한계나 기획사 입장에서의 수익성 문제 등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젊은 솔로 여가수들이 뛰어난 가창력을 인정 받는 경우는 있지만, 대중적인 인기까지 누리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런 점에서 스물 다섯 살의 젊은 디바 에일리의 활약은 더 돋보입니다. 우리 가요계의 보물 같은 존재라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새 앨범의 타이틀곡 '손대지마'는 발표되자마자 각종 음원 차트 1위에 올랐습니다. 에일리는 지난 2012년 데뷔 이후 'Heaven', 'U & I' 등의 노래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죠.
‘손대지마’는 에일리의 디바로서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에일리 맞춤형 노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손대지마'와 같은 파워풀한 록 기반의 노래를 에일리 만큼 멋스럽게 소화해내는 여성 솔로 가수, 적어도 지금 세대에는 없습니다. 올해 초 빅히트를 했던 노래인 ‘썸’의 작사, 작곡을 맡았던 민연재 작사가와 김도훈 작곡가에 이번 노래의 작사, 작곡에도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는데요.
이선희, 백지영 등 여러 선배 디바들이 그렇듯, 에일리의 장점 중 하나는 목소리에 드라마가있다는 겁니다. 이를 통해 에일리는 노랫말 속 드라마를 듣는 사람들에게 전달해 감동을 이끌어내곤 하는데요. '손대지마'에서도 이런 점이 잘 묻어납니다. '손대지마'의 가사는 남자에게 배신당한 여자의 마음을 직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요. 노래 전체의 스토리가 하나의 드라마처럼 이어진다는 점에서 작사가의 역량이 돋보이기도 하고요, 에일리는 인상적인 보컬을 통해 노래가 담고 있는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합니다.
그리고 에일리는 '손대지마'를 통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고도 할 수 있는 건강한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데요. 반복되는 "Clap, Clap, Clap"이라는 코러스가 인상적이고, "내 몸에 손대지 마 소름끼치니까. 내 이름 부르지 마 듣기 싫으니까. 니가 뭘 안다고 사랑하긴 뭘 한다고 됐어 필요 없어 꺼져 far away 내 몸에 손대지 마"라는 후렴구는 귀에 상당히 잘 들어옵니다.
2번 트랙엔 다이나믹 듀오가 랩 피처링에 참여한 ‘미치지 않고서야’가 실렸는데요. 에일리와 다이나믹 듀오의 만남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는 남녀가 서로에 대한 입장과 생각을 각자 이야기하는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요. 에일리가 1989년생이고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1980년생, 개코가 1981년생이니 사실 두 팀 사이엔 나이 차이가 좀 납니다. '미치지 않고서야'와 같은 스타일의 노래를 부를 땐 비슷한 또래의 가수가 피처링에 참여해 실제 연인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보통인데요.
베테랑 랩퍼인 다이나믹 듀오의 농익은 느낌의 랩은 에일리의 목소리와 썩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두 팀은 나이 차이를 뛰어넘는 호흡을 만들어내는데요. 자신의 나이에 비해 성숙한 느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일리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이 돋보입니다.
이번 앨범엔 다양한 장르의 곡이 실렸는데요. 앨범에 수록된 5곡의 장르와 느낌이 모두 다릅니다. 이를 통해 에일리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어느 정도 넓은지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3번 트랙엔 잔잔한 발라드 곡인 ‘이제는 안녕’이 실렸습니다. 에일리라고 하면 어떤 스타일의 창법이 떠오르시나요? 파워풀한 고음과 화려한 애드립, 그리고 소울풀한 창법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제는 안녕’에서 보여주는 에일리의 보컬은 좀 더 담백합니다. 그래서 노래의 애절한 느낌이 더 잘 살아났습니다.
그리고 스타일리쉬한 분위기의 ‘문득병’이 4번 트랙에 실렸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것 같다가 밥을 먹다가 잠을 자다가 불쑥 니가 떠올라. 문득병에 나 걸린 것처럼 이젠 너는 없잖아"
라는 가사인데요. 이별 후의 아픔 때문에 헤어진 남자가 어느 순간 문득 떠오르는 병에 걸려버린 한 여자에 대한 내용입니다. 강약을 조절하며 리드미컬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에일리의보컬이 돋보이는 노래입니다.
5번 트랙엔 미디엄 템포의 팝 장르인 ‘Teardrop'이 있습니다. 에일리가 고음을 지를 줄만 아는 보컬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노래입니다. 에일리는 배우들이 연기를 하듯, 노래의 감정선을 따라 자신의 감정을 쏟아냅니다. 이번 앨범엔 에일리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이 3곡 있는데요. 그리고 '이제는 안녕'과 '문득병', 그리고 이 노래입니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그로 인한 아픔에 대해 그려낸 감성적인 가사가 인상적입니다. 'Teardrop'의 가사는 이렇습니다.
"내 맘은 비가와. 어제와 같은 이날이 또 내일이. 이런 내게 오 내게 눈물이 빗물처럼. 아직도 비가와. 끝나지 않는 이 밤이 so lately 요즘 내게 오 내게 눈물이 빗물처럼. 지금도 비가와"
에일리는 컴백과 함께 확 달라진 외모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죠. 식단 조절을 통해 10kg을 감량했다고 하느데요. 더 예뻐진 외모 만큼이나 멋진 음악들이 에일리의 새 앨범에 실려 있습니다. 작사, 작곡에도 참여를 하면서 음악적으로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젊은 디바 에일리가 앞으로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을 것 같습니다.
< 에일리 미니 3집 'Magazine'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가요계 최고 디바 자리, 손대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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