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불황에도 건재했던 소주의 인기가 식고 막걸리가 다시 ‘서민의 술’ 지위를 회복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주 마저 외면해버린 서민들이 가격이 더 저렴한 막걸리를 많이 찾고 있고, 원화가치 하락으로 급증한 일본인 관광객 또한 최근 일본에서 웰빙식품으로 자리잡으며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를 선물용으로 대량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해 막걸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했으며, 지난달에는 48%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달 막걸리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0%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롯데마트도 지난달 막걸리 매출이 45%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롯데마트 서울역점의 경우는 같은 기간 156.4%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이런 ‘막걸리 판매 호황’으로 막걸리를 생산하는 업체 또한 밀려드는 주문물량을 맞추느라 때아닌 ‘경기활황’을 맛보고 있다.
박상진 서울탁주 품질관리팀 팀장은 “최근 일본, 미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경기침침체로 막걸리를 찾는 서민들이 많아지면서 20% 넘게 생산을 늘렸다”며 “요즘 눈코뜰새 없이 막걸리를 만들어내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주류공업협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소주 판매량은 모두 1621만5000상자(상자당 360㎖ 30병)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는 소주업계 1위인 진로는 1∼2월 752만4000상자를 파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3% 감소했으며, 롯데는 지난해보다 6%가량 늘어난 202만1000상자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서민의 술'로 통하는 소주의 판매 감소는 기업들이 회식비와 접대비를 줄이고, 가계 부문도 지갑을 닫으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최근 국내 경기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함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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