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특수부 칼잡이'들..'뿌리 깊은 軍적폐' 뽑을까
김기동 단장, 문홍성 팀장 등 특수통 전면배치
방사청 우선 대상..관련 軍 기관 전방위 수사
2014-11-20 16:50:22 2014-11-20 16:50:22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오는 21일 방위산업 비리를 수사하기 위해 정부 합동수사단이 출범한다. '통영함'에서 촉발된 방산비리 수사의 불씨가 방위산업 전반에 걸친 사정 수사로 확대되는 것이다.
 
합수단 구성은 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 이후 빠른 속도로 완료됐다. 박 대통령은 당시 방산 비리에 대해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라며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 그 뿌리를 뽑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 구성되는 합수단은 구성 면면을 봤을 때도 박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방산비리 척결' 의지가 강해 보인다.
 
단장은 검찰 내 최고 특수통 중 한명으로 평가 받는 김기동(사법연수원 21기)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이 맡는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1부와 특수2부장을 역임하고, 지난 5월 '원전비리 합동수사단' 단장으로 활동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합수단은 총 4팀으로 구성되는 합수단의 선임팀장은 문홍성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이 맡았다. 문 부장은  통영함·소해함 비리사건 수사를 지휘해왔으며, 이에 앞서 미래창조과학부 및 서울시 공무원의 정부출연금 비리 사건과 가야쇼핑 재건축 세무비리사건 등 많은 공무원 관련 비리 사건을 수사해왔다.
 
여기에 부부장급 3명이 2~4팀장으로 배치됐다. 합수단에는 검사 18명뿐만 아니라, 군 검찰관 6명도 참여해, 현역 군인에 대한 수사도 가능토록 했다. 여기에 경찰청·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직원들까지 합류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김기동 '방산비리' 정부합동수사단 단장(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News1
 
합수단의 현재 인원은 105명이지만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따라 증원될 수 있다"고 밝혀, 수사의 물리적인 한계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울러 합수단과 별도로 감사원을 중심으로 하는 정부합동감사단도 설치된다. 정부 출범 후 최악의 군수 비리 사건이었던 율곡 사업 비리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그 실체가 처음 드러난 바 있다. 수사와 별도로 정부 차원의 강력한 감사도 함께 진행되게 된다.
 
합동감사단에는 검사 3명이 파견된다. 검찰은 "감사 자료를 검찰에 이첩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감사와 수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합수단이 본격적으로 활동에 착수할 경우, 관심은 수사가 어느 선까지 진행 될지로 쏠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군과 관련된 주요 비리 수사는 군의 비협조, 군에 예속된 군 수사기관의 한계 등으로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현재 검찰 수사는 통영함 장비와 K-9 자주포, K-200 장갑차 부품 도입 등에 한정돼 있다. 성능 미달의 장비나 부품 등을 방위사업청 직원 등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 준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합수단이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경우, 방사청이 집중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청은 무기구매와 조달업무의 투명성 확보를 목표로 지난 2006년 출범했다. 그러나 출범 이후 오히려 각종 비리에 연루되며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다.
 
합수단이 방사청 주관의 각종 무기도입 사업 등에 대해서도 들여다 볼 경우 수사 범위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첨단 무기 도입 사업의 경우 조 단위인 경우가 많다. 지난 1993년 율곡사업 비리 당시에는 다른 장성들과 함께 전직 국방장관 2명도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합수단 수사의 관건은 군의 의지일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한 특수부 검사는 "합수단 설치에도 군이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적극적인 척결 의지를 밝힌 만큼, 군도 결국 수사에 협조하는 모양새를 보일 수밖에 없다.
 
국방부는 합수단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가장 유능한 군 검찰관과 수사관 등 전문요원을 파견해 합수단의 수사를 적극 지원하고 협조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개인의 비리가 방위산업의 전체로 인식되는 것도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도 했다.
 
정명진 방위사업청장도 19일 취임사를 통해 "더 큰 문제가 야기되기 전에 곪아 터진 부위를 과감히 도려내고 새 살이 차오르도록 하는 고통을 우리 모두가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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