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검찰이 '정윤회 문건' 속 '십상시' 모임 제보자로 박동열(61)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을 단정하는 모습이다. 검찰은 9일 박 전 청장과 박관천(48) 경정(도봉경찰서 정보과장)을 다시 불러 문건의 진위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0일 정윤회씨의 소환 조사를 끝으로 검찰은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무리 하고, 다음 주 안으로 문건의 진위여부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정윤회 문건'의 제보자로 '박 전 청장 1명'으로 압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한 결과는 정윤회씨와 관련된 부분의 제보자는 한 명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100%라고 답하기엔 어렵지만, 다른 제보자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늘 박 전 청장과 박 경정을 소환해 문건 내용을 제보 받은 소스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 조사에서 박 경정은 '정윤회 문건'의 소스를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박 전 청장을 들은 내용'이라고 주장해왔다. 박 전 청장은 이날 새벽까지의 검찰 조사에서 이를 부인했다. 검찰은 일단 통화 내역 분석 등을 통해 박 경정에게 '정윤회 문건' 내용을 제보한 것이 맞는다고 보고, 제3의 제보자의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다.
◇박관천 경정에게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제보한 인물로 지목된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이 9일 새벽 서울 서초동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떠나고 있다.ⓒNews1
현재 김 행정관과 박 전 청장이 '정윤회 문건' 내용 제보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는 상황에서 검찰은 박 전 청장에게 관련 내용을 전한 사람의 신원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재 박 전 청장의 통신 내역을 포함한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관련 내용의 전달자를 찾고 있다. 박 전 청장에게 관련 정보를 전한 사람이 다수일 가능성도 검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일보는 이날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안봉근(48)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 박 전 청장과 고향 선후배 관계로 자주 만남을 가졌다며, 안 비서관이 박 전 청장에게 관련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안 비서관 측은 이를 강력 부인했다. 그는 이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청와대에 들어온 후 박 전 청장과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찰은 필요할 경우 고소인인 청와대 비서진들에게 소환을 통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물 분석이 끝나고 소환 시기를 검토할 예정"이라면서도 "객관적 물증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1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는 정윤회씨를 진행한 후, 사실상 진위여부 수사에 대해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대로, 문건 내용의 일체를 전면 부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검찰은 정씨와 조응천(52)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과의 대질 조사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비서관이 문서의 진정성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작성 과정에서 본인의 판단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정씨를 조사한 것이 아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현재 '정윤회 문건'에서 모임 참석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모두 모임의 실체를 부정하는 상황에서 검찰은 모임에 대한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다음 주 안으로 문건의 내용을 허위로 결론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검찰은 차명폰 사용 가능성을 포함해 참석자들의 통화 내역 등을 분석했지만, 모임의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가진 (통신 내역) 분석 시스템이 있다. 그걸 이용해 가능한 여러 가지 조건을 검색해 확실하게 모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조금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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