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대폭 인상하고 금융 안정화 정책까지 내놨으나, 루블화 가치를 방어하려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금융 안정화 정책으로 루블 하락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1998년 당시의 디플레이션 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보도했다.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금융 부문 안전 강화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재무부와 함께 외화를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또 달러·루블 교환 시 루블화 가치 하락세가 본격화되기 전인 3분기 당시의 환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런 중앙은행의 추가 대책에 힘입어 루블화 가치는 이날 하루 만에 11% 올랐다. 그러나 디플레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46% 폭락한 상태인데다 서방 제재와 유가 하락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모두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 중앙은행이 좀 더 과감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은행원이 루블화를 세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추가 대책으로 거론되는 것 중 하나가 중앙은행이 시중에 200~300억달러를 더 푸는 것이다. 이러면 루블화 가치가 10~15%가량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올 들어 800억달러를 루블화 가치 방어에 쓴 러시아 입장에서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불가피한 선택이란 진단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도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5일에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단행이 조금이라도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되면 금리를 더 올려서라도 루블화를 신속히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약한 수준의 자본 통제도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기업이 거둔 외화 수익을 루블화와 바꿀 때 정부가 정한 고정환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관료들도 이런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를 이탈하는 자금을 통제하고 루블화 환전 거래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런 모든 조치가 통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자본시장을 완전히 통제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있었다.
미국 뉴욕의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 알렉산더 클리멘트는 "루블화 약세가 러시아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면 정부의 금융 통제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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