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서울중앙지검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팀장 서영민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23일 김현승 18대 대선 부정선거 진상규명 범국민연대모임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음해성 글들을 지속적으로 올렸다는 것과 세월호 참사에 대한 허위 글을 게시한 것이 혐의 내용이다.
김씨가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의 SNS에 올린 박 대통령에 대한 글들의 내용은 다분히 악의적이다.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성관계를 가졌다거나, KGB에 성폭행을 당했다는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
심지어 "최태민 때문에 박근혜가 박정희를 살해 후 비자금 수첩과 금고 열쇠를 챙겼다"는 다분히 패륜적인 내용도 있다. 검찰이 밝힌 박 대통령에 대한 허위 글은 22건이고, 세월호 참사에 대한 허위 글은 62건이다.
검찰은 김씨의 범행 동기에 대해 "자신의 대통령 퇴진 운동이 주목 받지 못하자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해 시민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 측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처벌의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명예훼손 혐의는 반의사불벌죄다. 즉 박 대통령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
검찰은 지난 9월16일 박 대통령의 발언("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이 도를 넘고 있다")을 통해 처벌의사가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별도로 처벌을 원치 않을 때에만 사건이 종결된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아울러 인지수사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 9월18알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을 만들 당시, "전담팀이 결국 대통령의 심기 경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이런 비판은 검찰의 전격적인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 구성이, 박 대통령의 "대통령에 대한 모독 발언이 도를 넘고 있다. 이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는 검찰 발표 이틀 전 발언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진데 따른 것이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개인의 진정에 따른 것"이라고 수사 착수 배경을 밝히고 있다. "진정인이 보수 단체 소속이냐"는 질문에는 "어버이연합 같은 곳(보수단체)은 아닌 걸로 안다"고 답했다.
검찰은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 수사팀 구성 후, 공직자 등에 대한 악의적인 글들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을 때 수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자신들이 제시한 기준을 의식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게시글의 내용이 매우 악의적이고 일부 게시글은 조회수가 270만 건에 이르는 등 사안이 중해 구속 기소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온오프라인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거센 비판 발언에 대해선 여러 보수단체가 발언 당사자를 지속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부분에 대한 인지수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진보 단체들과 야권에선 '보수단체의 고발→검찰의 수사 착수'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고 의심해왔다. 검찰의 수사가 '제3자의 진정'으로 시작돼, 대통령의 의사 확인도 없이 수사가 강행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면 '대통령 심기 경호팀이 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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