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글로벌 10대뉴스)전쟁·테러 공포가 휩쓴 한해
2014-12-29 09:00:00 2014-12-29 09:00:00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올해 지구촌은 다양한 악재에 시달렸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해를 넘기며 이어졌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이슬람 무장단체의 테러가 전세계 안보를 위협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수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홍콩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발생하며 국가 내 갈등이 불거진 한편 미국과 쿠바는 53년만에 다시 손을 잡았다. 우주 탐사선 로제타호가 혜성에 착륙하며 인류 역사의 새 장을 쓰기도 했다.
 
뉴스토마토는 다사다난했던 2014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반추해볼 만한 '2014 글로벌 10대뉴스'를 다음과 같이 선정했다.
 
◇에볼라 공포, 전세계 강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 기니 등 서아프리카 3국에서 시작된 에볼라 공포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2일 현재 서아프리카 3국에서만 1만9340명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 중 7518명이 목숨을 잃었다. 올초 서아프리카에 국한됐던 에볼라는 초기대응 실패로 올여름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9월에는 미국과 스페인 등에서 에볼라 감염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에볼라 치료제나 백신은 개발되지 못한 상태로 일부 치료제가 임상실험 단계를 거치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올해의 인물로 '에볼라 바이러스 의료진'을 선정했다.
 
◇영국 의료진이 시에라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러, 크림반도 병합..신냉전 분위기 고조
 
지난해부터 이어진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전세계를 신냉전 기류에 빠뜨렸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서는 친서방 시위로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친러정권이 측출됐다. 우크라이나에 속하지만 친러성향이 강한 크림자치공화국은 3월 주민투표에서 96%의 압도적인 찬성을 얻으며 러시아 병합을 결정했다.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즉시 크림자치공화국과 러시아의 합병 조약에 서명했다. 러시아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미국과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은 푸틴 대통령 측근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전방위적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IS·보코하람' 등 이슬람 급진파 활개
 
이슬람 급진주의 수니파 반군인 '이슬람국가(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 전쟁을 이어갔다. IS가 이라크 제 2의 도시 모술을 장악하자 미국은 지난 8월 이라크 철군 이후 3년만에 공습을 재개했고,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지역 국가들과 함께 1000회 이상 이라크와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 IS는 여전히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세를 확장하고 있으며, IS를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들이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벌이고 있다. 또 다른 이슬람 과격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세력을 키워가고 있다. 보코하람은 '서양 교육은 죄악'이라는 뜻으로 학교 기숙사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일삼고 있다. 지난 4월 여학생 276명을 집단납치했으며 12월에도 여성과 어린이 등 200여명을 납치했다.
 
◇12월22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신자르 산 일대에서 미국의 공습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50일 전쟁..2000명 목숨 잃어
 
지난 6월30일 이스라엘 십대 소년 세명이 살해된채로 발견되면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이후 7월2일 팔레스타인 소년이 불타 죽는 보복성 살해가 이뤄지면서 교전으로 번졌다. 이스라엘군은 가지지구에서 대규모 공격을 벌였고 하마스도 로켓포 등으로 이스라엘에 맞섰다. 양국은 8월26일 이집트의 중재로 휴전에 합의하며 50일간 이어진 전쟁을 끝냈다. 유엔(UN)에 따르면 당시 전쟁으로 팔레스타인에서는 2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대부분은 민간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에서는 66명의 군인과 6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휴전 이후에도 양국은 간간이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美백인경찰의 흑인사살..불기소로 흑백갈등 고조
 
올해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이 흑인을 사살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7월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소요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대배심이 해당 경찰을 불기소하기로 결정하며 소요사태가 재발했다. 뉴욕과 오하이오주, 밀워키 등에서도 비무장 흑인을 살해한 백인 경관에 모두 불기소 결정을 내리며 미 전역에서 인종차별에 대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2월20일에는 뉴욕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 두명에게 총격을 가해 사망하게 하는 보복성 살해도 발생했다. 흑인들은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과 관련해 '손 들었으니 쏘지마(Hands up, don't shoot)'라는 구호를 외치며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진행중이다.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사살하면서 흑인 인권에 대한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이어졌다.(자료사진=로이터통신)
 
◇ 美·日 선거, 오바마는 '레임덕' 아베는 '장기집권'
 
미국에서는 지난 11월 치뤄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하며 8년만에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졌다. 외교정책과 의료정책 등에 대한 실망감이 민주당의 패배 원인으로 지목됐다. 야당의 의회장악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후기 레임덕은 심화될 전망이다.
 
한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조기총선을 통해서 오는 2018년까지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의 경기 부진을 이유로 소비세 인상을 연기하고 중의원을 해산했다. 이후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정책과 우경화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본은 앞서 지난 7월 헌법 해석을 수정하며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로 전환한 바 있다.
 
◇홍콩 '우산 혁명'..민주화 열기 확산
 
지난 9월 홍콩은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민주화 시위로 뜨거웠다.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행정장관 후보를 친중국계 인사로 제한하겠다고 결정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시위대가 경찰이 진압을 위해 던진 최루탄을 우산으로 막아내면서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조슈아 웡 학민사조 위원장 등 학생들이 시위의 주축이었으며, 학생대표 5인은 정부와의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홍콩의 금융중심지 등을 점령한채 80일가량 이어졌던 홍콩의 시위는 지난 12월11일 중국 정부의 최후통첩 이후 나흘뒤인 15일 막을 내렸다.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지난 12월9일 쇼핑중심지인 코즈웨이베이에서 시위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든 채 시위를 마무리 짓는 집회를 열었다.(사진=로이터통신)
 
◇미국-쿠바, 53년만에 국교 정상화
 
미국과 쿠바는 지난 12월17일 53년간 이어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했다. 지난 1959년 피델 카스트로 당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공산화를 선언하고 미국 기업의 재산을 몰수하며 1961년 양국은 국교를 중단했었다. 이번 국교 정상화를 계기로 쿠바는 미국개발원조청 직원 앨런 그로스를, 미국은 첩보활동으로 구속돼있던 쿠바인 3명을 교환 석방했다. 한편 이번 국교 정상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막후에서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타호 탐사선, 11년만에 혜성 착륙
 
지난 11월12일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탐사선이 혜성에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그 주인공은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호'로 지난 2004년 발사된 이후 11년만에 결실을 맺었다. 로제타호에 실려 발사된 탐사로봇 '필레'는 65억㎞를 날아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표면에 착륙, 사진 촬영과 대기분석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필레는 착륙 사흘만에 전원부족으로 대기모드에 들어갔으며 내년 여름쯤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말레이항공기의 불운..사고 잇달아
 
말레이시아 항공기에는 불운이 이어졌다. 지난 3월8일 239명의 승객을 태우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 여객기 MH370편이 실종됐다. 20여개국이 항공기와 선박 등을 동원해 실종기 수색에 나섰지만 잔해조차 찾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항공기 실종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후 7월에는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이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되며 탑승자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우크라이나의 친러 반군이 해당 항공기를 격추시킨 것으로 추정됐으며, 이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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