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LG전자 전격 압수수색..LG도 삼성도 '당혹'
2014-12-26 11:46:47 2014-12-26 14:04:09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검찰이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혐의와 관련해 LG전자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재계에서는 사건의 성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이례적 조치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4부(부장 이주형)는 26일 세탁기 파손 사건 관련해 서울 여의도 소재 LG전자 본사 건물을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3일 독일 베를린 시내 가전 양판점 자툰 슈티글리츠에서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며 조 사장과 임원 등을 업무방해·재물손괴·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임직원이 매장에서 경쟁사 제품의 사용환경을 테스트한 것 뿐이라며 혐의사실을 부인하며 검찰 출두를 미뤄왔다.
 
이에 검찰은 조성진 사장에 대해 출석 불응을 이유로 출국금지까지 하는 등 강수로 대응했다. 조 사장이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참석이 불투명해지자, LG전자는 증거위조·명예훼손 등 혐의로 삼성전자를 맞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재계에서는 세탁기 파문으로 출국금지에 이어 본사 압수수색까지 진행되면서 검찰의 과한 반응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 조사에 불응한 괘씸죄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해서라기보다 괘씸죄로 인한 압수수색으로 보인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본사까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처하자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문제를 제기한 삼성전자도 당황스러워 하기는 마찬가지. 한 관계자는 "경쟁사이다 보니 신경전이 불거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상대의 CEO까지 걸고 넘어진 것은 좀 과했다"면서 "검찰까지 좀 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조 사장이) 출석에 불응한 것에 대해 괘씸죄로 압수수색한 것처럼 보는 시각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단순히 세탁기를 파손한 것 뿐 아니라 이후 해명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해서 삼성이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진술도 엇갈린뿐만 아니라 조사도 안 되고 결국 압수수색을 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LG 여의도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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