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이케아가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지만 10만원대의 배송비 부담 탓에 지방에 거주하는 소비자들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주방가구의 경우에는 조립과 설치가 까다로움에도 수도권 외 지역은 서비스 자체가 되질 않는다.
이케아의 헛점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내 가구사들의 전국망 확대 전략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케아는 지난달 18일 국내 1호 광명점 오픈에 앞서 경동택배와 함께 CJ대한통운을 물류배송 파트너사로 선정했다. 원하는 고객에 한해 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제품 배송이 가능토록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문제는 배송비용이다. 배송비는 최소 2만9000원에서 최대 16만9000원이다. 최소 비용은 광명시, 금천구 등 이케아 매장 인근 지역에 적용된다. 서울 지역은 평균 4만9000원이며, 충청·대전지역과 전라·경상도 지역은 각각 13만9000원, 15만9000원 수준이다.
경북 구미에 사는 김모씨는 "40만원대 소파를 구매하려고 문의하니 배송비가 15만9000원으로 나왔다"며 "배송비 부담이 너무 커서 지방 사람들이 이케아 가구를 막상 사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케아는 플랫팩 시스템(물건 포장 형태를 납작하게 하는 것)으로 가구의 부피를 줄여 운송의 편리함을 높였다. 하지만 소파, 침대, 책장 등의 가구류는 부피를 크게 줄이는 데 근원적 한계가 있다.
김씨가 구입하려는 4인 소파의 경우 조립전 포장된 제품의 길이가 1미터90센티미터로 자가용으로는 운반이 불가능하다.
설상가상 수도권 외의 지방에는 욕실·주방가구에 대한 설치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는다.
현재 이케아는 설치 서비스를 준비 중으로, 이르면 이달 말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하지만 해당 서비스는 수도권 지역에서만 유료(기본 4만4000원)로 제공된다. 욕실의 수납장, 싱크대처럼 설치가 까다로운 제품임에도 수도권을 벗어나서는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
이케아 직원은 "주방가구는 집 구조에 맞게 합판을 톱으로 자르는 등 기술적인 작업이 있고, 공구가 함께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 없이는 설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지방 고객은 해당 지역에서 관련 업체를 개인적으로 섭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을 벗어난 지역에 대한 이케아의 헛점이 드러나면서 국내 가구사들의 전국 유통망 확대가 빛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가구매장을 빠르게 비수권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전남 광주에 이어 대전에 1500㎡ 면적의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4개층으로 구성된 대형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지난 11월에는 부산, 진주, 창원에 리바트 대리점을 잇달아 신규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구사 중심으로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망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며 "이케아의 배송, 조립 서비스에 대한 불편이 현실화되면서 비수도권 중심으로 국내 가구사들의 유통망 확대 공략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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