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로봇' 차두리(FC서울)의 거침없는 질주가 축구대표팀의 쿠웨이트전 승리를 만들었다.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호주 캔버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35분 차두리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남태희(레퀴야)가 머리로 받아 넣어 결승골을 터뜨렸다.
크로스에 앞서 차두리는 공을 몰고 20m 이상을 돌파하며 쿠웨이트 측면을 허물었다. 상대 수비수는 차두리의 빠른 발과 강력한 몸싸움에 눌려 속수무책으로 뒤를 내줬다.
한국 선수 중 아시안컵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만 34세 181일)을 써나가고 있는 차두리의 플레이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차두리는 골을 도운 것 외에도 경기 내내 안정적인 수비와 적절한 공격 가담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승리로 대표팀은 사실상 아시안컵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 지으며 1960년 이후 55년 만에 이 대회 정상 탈환에 한 걸음 다가갔다.
다만 대표팀은 다소 약체로 분류된 쿠웨이트와 경기였음에도 공격과 수비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전반 내내 골 장면만 제외하면 선수들 사이의 호흡은 전체적으로 엇박자가 났다. 득점 이후 경기력이 올라오는 듯했으나 전반적인 경기 속도가 평소보다 떨어졌다.
특히 중앙 수비수로 함께 출전한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과 장현수(광저우푸리)는 잇따라 위험한 모습을 자초했다.
이 때문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명주(알아인)를 빼고 조영철(카타르SC)을 넣으며 추가골을 끊임없이 노렸다. 불안한 1골 차를 추가 득점으로 메우려 했다. 후반 30분에는 김민우(사간도스)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이정협(상주상무)까지 투입해 공격력을 한층 강화했다.
하지만 경기는 슈틸리케 감독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40분 골을 넣은 남태희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가시와레이솔)을 넣으며 사실상 무실점 경기로 틀어막는 데 집중했다.
지난 10일 오만과의 1차전(1-0승)에 이어 2연승을 챙긴 대표팀은 오는 17일 저녁 6시에 호주 브리즈번에서 개최국 호주와 조별예선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축구대표팀의 차두리.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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