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곳 조선 노조 뭉친다..'조선업종노조연대' 설립 추진
내달 25일 서울에서 출범 기자회견 열어
2015-01-27 15:21:10 2015-01-27 15:21:10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주요 조선사들 노동조합이 연대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선 사측에 맞서 노동자들이 한 데 뭉쳐 공동투쟁에 나선다. 특히 조선소 내 안전사고 등 사안 대부분이 노동자들의 생계와 직결된 사항이란 점에서 노조원들의 참여도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3사를 비롯해 경영환경 악화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조선업계에 풀어야 할 과제가 하나 더 등장했다.
 
27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8개 조선 노동조합이 모여 '조선업종노조연대(이하 조선노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조선노연에는 현대중공업 노조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STX조선, 신아SB지회 등 8개 조선사업장 노동조합이 참여했으며, 다음달 25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식 출범한다. 이어 3월 중에는 전체 사업장 노조간부들이 모이는 수련회를 통해 조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조선노연 초대 지휘부로는 홍지욱 금속노조부위원장과 정병모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공동대표를 맡는다. 단일 노조인 조선3사 노조와 금속노조 산하 현대삼호중공업, 한진중공업, 성동조선, STX조선, 신아SB지회를 대표해 정병모 위원장과 홍지욱 부위원장이 선출됐다.
 
8개 조선소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지난 20일 울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에서 한 차례 모임을 갖고 사업장 별 구조조정과 조선소 내 산재 문제 등 올해 투쟁 방향을 논의했다. 통상임금 문제는 각 단위 사업장 내에서 사측과 개별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올해 사업계획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노연은 다음달 25일 출범 기자회견에 앞서 24일 8개 조선소 노조 대표자들이 모여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본격 활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일 울산 현대중공업노조에서 8개 조선사업장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연대’의 회의가 열렸다.(사진=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이에 조선 3사는 즉각적인 대응을 지양한 채 상황을 예의주시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조선노연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지 않은 데다, 이미 각 사별로 지난해 임단협과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임단협 타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009540)의 경우 지난달 31일 극적으로 노사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이달 7일 진행된 노조 찬반 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돼 임단협 문제조차 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후에는 노조의 대의원 선거가 진행되면서 잠정 합의안 부결 이후 임단협 교섭이 재개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사측의 구조조정에 대응해 일반직 노조가 설립되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늘게 됐다. 일반직 노조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에 가입했으며, 오는 28일 울산 동구청 대강당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지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삼성중공업(010140) 노동자협의회도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자협의회는 줄어든 초과이익분배금(PS)과 생산성격려금(PI)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9일 서초사옥 앞에서 상경집회를 열고, 14일에는 파업을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86.6%의 찬성표를 얻었다.
 
대우조선해양(042660)은 3사 중 그나마 상황이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유일하게 임단협 합의에 성공했고, 노조와 통상임금 협상을 계속하고 있어 단기간 내 파업 가능성은 3사 중 가장 낮다. 지난해 임단협 타결 당시 통상임금 문제는 타사 협상안을 참고하고 결정키로 해 아직 사측의 뚜렷한 제시안은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노연 설립과 관련해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한 차례의 구조조정도 실시되지 않았고, 조선소 내 안전사고 대책마련도 매년 노조와 협의하고 있는 부분이라 조선노연의 올해 사업계획과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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