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실적 방어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반도체 사업부문에 최대치의 성과급을,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한도를 넘어서는 성과급을 지급한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사의 실적 잔치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 시대를 연 SK하이닉스는 30일 직원들에게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는 당초 40%인 최대 한도를 넘어서는 성과급으로,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특별 격려 차원이다.
SK그룹 품에 안긴 2년 전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눈치를 살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대반전은 2013년을 기점으로 이뤄졌다. 2013년 흑자 전환하며 직원들은 30%의 성과급을 챙길 수 있었다. 그칠 줄 모르는 성장세에 지난해에는 최대 한도까지 초과하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셈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등 기존 SK그룹을 이끌었던 양대 축의 극심한 부진을 상쇄하며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표정이 밝다. 삼성전자도 이날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를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계열사별로 지급했다. 지난해 최고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경우 최대 한도인 50%를 지급받았다. 모바일(IM) 부문과의 완벽한 주연 교체다.
사진=뉴스토마토DB
양사를 웃게 만든 주역은 단연 '메모리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0여곳이 넘는 글로벌 D램 업체들과의 치킨게임에서 승리하며 생존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양사가 주도권을 잡은 데다, 수요까지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실적도 오르막을 향해 달렸다.
반도체가 삼성전자에는 모바일의 부진을 상쇄하는 실적 방어 역할로, SK하이닉스에게는 사상 최대 실적을 안겨준 효자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액 10조6600억원, 영업이익 2조7000억원을 거뒀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를 넘어섰다. 반도체의 부활이다. 부진했던 모바일 부문 실적을 반도체 부문이 상쇄하며 전사의 실적 하락을 방어해냈다. D램 시장 호황과 시스템LSI 부문의 회복세가 맞물리며 이뤄낸 성과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5조1094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 기간 매출액은 17조1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2년 연속 최대 경영실적이다. D램의 시장 호황과 함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이 가시적 성과를 드러내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양사에 최대 성과급 안겨준 반도체 호황은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가격도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중국 등 신흥국의 스마트폰 성장세와 맞물려 모바일 D램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D램 생산차질도 양사에게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사는 호황을 맞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실적 성장으로 이끌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는 올해 D램 부문에서 20나노 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 절감을 지속 추진하고, 서버와 모바일향 고용량 신제품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낸드는 V낸드 제품 공급을 확대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용량 모바일 스토리지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성 확보를 지속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상반기 중 20나노 초반급 D램의 성공적인 양산 전개를 통해 원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서버와 모바일 시장을 중심으로 한 DDR4 도입에 선제 대응해 연말까지 해당 제품군 내 DDR4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
낸드플래시는 상반기 중 TLC 제품의 본격 양산과 함께 SSD 등 솔루션 제품 공급을 확대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하반기에는 3D제품의 양산성을 확보해 다가오는 시장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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