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를 시민구단으로"..가능성은?
2015-02-04 14:42:37 2015-02-04 14:42:37
◇부산 사직야구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롯데 자이언츠를 시민 구단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 자이언츠 협동조합 설립 추진기획단'은 오는 6일 오후 3시 부산 YMCA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시민구단 전환을 주제로 공청회를 연다. 기획단에는 교수, 법조인, 청년단체 임원 등 지역 유력인사들이 포함돼 있다.
  
기획단은 시민구단의 롤모델로 조합원 19만명이 연회비 177유로(한화 약 19만원)씩 출자해 운영되는 스페인 축구단인 'FC바르셀로나(바르샤)'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연내 협동조합을 세워 30만명의 조합원을 확보하는 한편, 조합원 1인당 30만원씩 900억원의 출자금을 걷어 구단 인수비용 및 운영비로 쓴다는 계획이다. 기획단은 롯데 야구단의 재무가치를 400억~500억원으로 보고 있다.
 
구상이 부산권 언론에 3일 발표되자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롯데 구단과 모기업에 불만이 많은 다수의 팬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 최고 야구도시'로 꼽히는 부산에선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라는 것이다.
 
반면 체육계 현업 종사자와 전문가는 현실적으로 난제가 많다고 역설한다.
 
우선 자금이 큰 문제다. 출자금 900억원을 모아도, 매년 상승 중인 FA(자유계약선수)와 외국인 선수 몸 값을 만들 방법이 요원하다.
 
롯데그룹 주식의 매입도 관건이다. 롯데자이언츠는 한국 야구단 중 유일한 흑자 경험이 있고, 모기업 지원은 타 구단에 비해 적지만 모기업 홍보 효과는 큰 팀이다. 롯데그룹이 굳이 주식을 팔 이유가 없다.
 
다른 구단의 동의도 문제다. 설령 롯데그룹이 팀을 팔기로 결정한다고 해도 한국야구위원회(KBO) 구단주 모임인 총회가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야구규약 제9조는 회원(소속)자격 양도·양수를 "재적회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양도·양수를 해도 총회 동의가 없다면 프로야구 경기를 함께 할 동료 팀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어느 구단이건 시민구단화는 수월하지 않은 일이다. 많은 비용이 들고 이해 당사자도 많으며 대상 구단의 소유주가 팀의 매각 의사를 보여야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롯데로서는 이 같은 논의가 있다는 것 자체가 씁쓸한 일이다. 업계에서는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는 얘기가 돈다.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2년간 4강에 들지 못하는 부진한 성적을 내는 한편 지난 시즌 후반 CCTV(폐쇄회로TV) 사건 등 우여곡절을 빚은 바 있다. 지난해 논란 이후 롯데 자이언츠 구단 수뇌부 다수가 교체된 상태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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