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 다니기 ① -프롤로그
연재
2015-02-11 09:28:00 2015-02-11 10:11:05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 소속 대학생 기자단 ‘YeSS’가 2.1지속가능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대한민국 대학생 가치조사(2014)>에서, 응답자 중 78.9%가 “기회가 된다면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교육을 받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는 전국 50여 대학 2342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7점 척도로 설문한 것으로(“전혀 그렇지 않다”는 1점, “보통이다”는 4점, “매우 그렇다”는 7점), 응답 점수의 평균값은 5.87점이었다.
 
◇자료=바람아시아
 
이러한 결과는 한국 대학생들이 단순히 국내 대학에 비해 해외 대학에서 더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일 수도 있고, 해외 대학에서의 수학 경험이 취업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스펙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도 아니면 ‘3포 세대’로 대표되는 한국 젊은이들이 그 우울한 삶으로부터의 도피처로 해외 대학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쯤이면 우리나라 대학생 대부분이 외국에서의 대학생활 경험을 꿈꾼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대학들이 다양한 해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단기 유학의 문이 예전보다는 꽤 넓어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여 각 대학에서는 공인 어학성적과 학점 등을 통해 교환학생 프로그램 대상자를 선발하고 있다. 대학생 기자단원이기 전에 대한민국의 평범한 대학생으로서, 나 역시 해외에서의 대학생활을 막연히 동경해 왔다. 그러나 학점도 토플 점수도 가지지 못한 나에게 교환학생은 너무 먼 이야기였고, 늘 군침만 흘릴 뿐이었다.
 
그러던 중 어느 일상적인 술자리에서 “토플 점수가 없어도 신청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우리 학교에 있다더라”는 말을 주워듣게 되었고, 별 생각 없이 지원하여 덜컥 합격 통지를 받았다. 엉겁결에 교환학생을 가게 된 것이다. 합격 통지 이후 약 1개월 만에 출국하였으니, 그야말로 정신 차려 보니 비행기 탑승 수속을 밟고 있던 상황이었다.
 
◇UC Berkeley 전경(사진=www.berkeley.edu)
 
그렇게 정신없이 온 학교는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위치한 UC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공립 대학교로, 실용음악계의 명문으로 통하는 버클리 음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학교). 출국 날짜는 2015년 1월 15일로, 개강 단 5일 전이었다. 당시 내가 가진 정보라고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전철로 한 시간 거리에 학교가 있다’는 사실 뿐이었으며, 어떤 수업을 들을지는 물론이거니와 어디서 묵을지조차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사람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생각만을 품고 비행기에 올라탄 것이다. 이 안일한 마음가짐은 이후 통렬한 자기반성의 단초를 제공하게 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나는 루비콘 강, 아니 태평양을 건너고 있었다.
 
◇UC버클리 로고(자료=바람아시아)
 
<교환학생 Tip>
 
흔히 교환학생 하면 재학 중인 학교의 등록금을 내고 해외 대학에서 1~2학기를 수학하는 프로그램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해외 대학 교류 프로그램이 다양한 만큼 그 운영 방식도 다양하다.
 
내가 참여한 UC Berkeley Extension 프로그램은 프로그램 참여 학생이 재학 중인 학교와 UC Berkeley에 동시 등록(Concurrent Enrollment)하여 UC Berkeley의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교 등록금은 장학금의 형태로 지원되기는 하지만, 미국 대학의 등록금(학점 당 655달러, 그나마 공립이라 저렴한 편이라 함)을 오롯이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 사실을 모른 채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고, 그 덕에 부모님 등골과 본인 등짝의 안녕이 심각한 위협에 처해야 했다. 높은 토플 점수와 학점을 요구하지 않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지운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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