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중국 지도부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전문가들은 금융 완화가 중국 실물 경기 회복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 3개월 만인 지난달 28일 추가로 예금 및 대출금리를 0.25%포인트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수요 부진과 성장 둔화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완화 필요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왕타오 UBS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수요 부진과 과잉 생산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완화 필요성이 더욱 명확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같은 조치를 우려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지금까지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통화정책을 변경한 셈이다.
하지만 공격적인 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경제는 오히려 더욱 악화됐다는 평가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0.8% 올라 5년 만에 최저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일정 시간을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동기대비 3.8% 하락, 35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시장은 악화일로다. 중국 부동산지수시스템에 따르면 중국의 신규주택가격은 지난 2월 3.8%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7%와 지난 1월 3.1% 보다 하락폭이 더 확대된 것이다.
마크 윌리엄스 캐피탈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예금금리 인하가 자금조달 비용을 얼만큼 낮출지 확신할 수 없다"며 "금리 인하가 경기둔화 우려를 크게 씻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완화 조치에 따른 유동성이 일부 기업이나 지방정부에 유입돼 부채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미 일부 기업이나 지방 정부에 많은 유동성이 지원됐으며 추가 지원은 부채를 되갚는 도구로 사용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특정 산업과 기업에 특혜를 몰아주는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도 지난해 금리 인하와 같은 광범위한 금융완화는 자칫 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인민은행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핵심은 중국 소비자와 기업이 경기부양 조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느냐 여부"라며 "금리 인하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부채가 많은 지방정부나 부동산 개발회사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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