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조윤경·김병윤기자] 기준금리가 1%대로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투자방식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저금리 시대와 원화약세 환경에서 배당주와 관련 펀드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과거 기관투자자나 일부 고소득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구조화 상품도 보편화되고 있다.
◇고배당·수출 관련주 '주목'
금융투자업계는 저금리시대에 안정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고배당주를 꼽는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인하로 인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단기적으로 자본금대비 순이자비용이 높은 기업이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원화약세와 경기부양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수출주도 주목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주식투자 관점에서 보면 아시아 경기부양기조 유지가 경기민감 사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장기적으로 경기순환(Cyclical)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단기적인 입장에서는 배당주와 IT·자동차 등 수출산업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저금리와 경기부양대책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업종에 대한 관심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원화환산 수출이 개선될 것"이라며 "수출 증가에 따른 올 1분기 실적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최근 다섯 번의 금리인하에서 상승 업종은 주요 수출주였다"며 "다만 수출주 중에서도 어닝 차별화가 존재할 것으로 판단되며 주요 어닝 지표로 수출주를 선별한 결과 반도체, IT하드웨어 등이 선별됐으며 종목으로는
삼성전자(005930)와
LG이노텍(011070)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들도 1%대 금리시대에 최적화된 상품을 내놓고 투심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업계는 지수형 주가연계펀드(ELF)와 공모주펀드, 배당주 펀드 등은 초저금리 속 투자유망 금융 상품으로 꼽았다. 이들 상품은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선방할 수 있는 투자처로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배당주는 일반 주식보다 안정적이라는 특성이 있다. 정부가 기업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물리는 정책까지 동원해 기업들의 배당 확대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단점은 있다.
송영석 신한BNPP운용 마케팅팀 이사는 "배당수익률이 금리보다 더 나은 시대가 올 것이란 견해들이 있다"면서도 "그런 상황이 와도 주가가 빠지게 되면 그만큼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배당펀드를 적립식으로 하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글로벌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주목 받고 있다. 글로벌 배당주들은 전 세계 각국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음에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끌진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부장은 "유럽의 배당 성향은 국내보다 높다"며 "연 배당률이 거의 4%에 가까운 배당을 주는 펀드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에도 유럽의 고배당주 같은 주식들이 상당히 많다"며 "과거에는 중국 성장주들에 많이 투자했는데 여기에 배당주들을 함께 편입시키면 중국 주식이 갖고 있는 심한 변동성을 중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험 자산을 꺼리지 않는 투자자들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하는 전략도 유효할 것이란 진단이다. 김민관 한화자산운용 상품개발파트 매니저는 "변동성이 조금 높은 글로벌헬스케어펀드에 투자해도 좋을 것"이라며 "인구 고령화 추세가 반영되고 있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기 구조화 상품 인기 계속될 것"
대형증권사 FICC세일즈 관계자는 "1%대 금리에 대한 고민이 커진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구조화하고 장기화된 상품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돼 금투업계의 비즈니스 영역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저금리 기조에서 한 단계 더 저금리 기조로 옮겨가면 개인투자자들은 1bp라도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리스크가 가미된 구조화 상품 등에 서서히 쏠림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업계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선물, 옵션 등의 각종 기초자산과 파생상품을 결합한 구조화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이나 파생결합증권(DLS)에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한해 ELS 발행실적은 66조3534억원으로 지난 2013년(42조7600억원) 대비 36% 넘게 증가했다. DLS 발행실적 또한 같은 기간 20조4802억원에서 23조635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늘었다.
국민 재테크상품인 국내외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현재 78조원 규모로 전년(85조원) 대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ELS·DLS의 증가세는 폭발적이다.
황 박사는 "ELS나 DLS 인기는 앞으로도 유효한 것으로 본다"며 "투자자들은 원금손실 가능성을 반드시 인지해야 하고 관련 위험과 수익구조를 이해한 뒤 투자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저금리 현상이 지속될수록 투자패턴도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본부장은 "앞으로도 저성장 저금리 시대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물가상승률 대비 증가소득분을 취하려면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장기투자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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