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각각 SUHD TV와 OLED TV를 꺼내들며 차세대 TV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지만 환율 영향에 따른 수익성 악화, 중국업체의 약진 등으로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증권가에서는 양사의 1분기 TV사업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기류는 사업을 책임지는 경영진의 기류에서도 읽을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1분기 실적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환율 영향도 있고, 글로벌 시장이 활기차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LG전자 역시 지난 1월 TV사업의 연간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환율 악재 등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둔화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증권업계는 삼성과 LG의 1분기 TV사업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TV 점유율 1위 업체의 적자전환으로 TV 시장에 대한 우려가 당분간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TV시장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환율이다. 러시아, 브라질, 유럽 등 주요 수출국의 환율 약세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 LCD 패널 등 주요 원재료를 달러로 매입하고 있어, 강달러도 부담이다. 여기에 TV 원가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LCD 패널 가격의 강세도 지속되고 있다.
낮은 가격을 내세우며 뒤쫓는 후발주자도 경계 대상이다. 하이센스, TCL, 하이얼 등 기존 TV 제조사의 추격에 더해, 샤오미는 이들보다 30% 싼 가격으로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지난해 66만원대의 UHD TV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35만원의 풀HD TV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 빨라진 인터넷 속도 덕에 스트리밍서비스로 고화질 영상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인터넷 기반의 애플TV가 등장, 전통적 영상재생 기기였던 TV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세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UHD TV 등 프리미엄 시장은 탄탄한 상황"이라며 "다만 TV 자체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 다양한 플랫폼의 확대로 점유율만큼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삼성전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