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정부가 연일 청년 고용 확대를 주문하고 나섰지만, 기업들은 꿈쩍도 안한 모습이다. 주요 대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거나 미정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도 청년 고용시장의 전망은 밝지 않은 가운데, 취업을 앞둔 청년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청년 고용시장에 먹구름이 잔뜩 드리워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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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매출기준 상위 50위 대기업과 그룹 계열사 등 70여 곳을 상대로 상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응한 대기업 49곳 중 올 상반기 채용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은 19곳으로 전체 조사대상의 39%에 달했다.
또 채용여부나 규모를 결정하지 않은 기업도 9개 업체에 달해 주요 대기업 절반 이상이 사실상 올해 상반기 채용을 안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49곳 가운데 '채용계획을 세웠다'고 답한 나머지 21곳도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21개사의 올 상반기 신입 채용 규모는 5749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채용규모 5592명보다 157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경기전망도 불투명한데다 통상임금·정년연장 등 노동시장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상반기 신규채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이러한 민간의 채용시장 흐름은 정부의 요구와 어긋나는 모습이다. 최근 정부는 연일 공개석장에서 청년실업률을 지적하며 기업들의 청년고용 확대를 당부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5단체장과의 만남에서도 가장 먼저 청년 고용을 주문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는 우리 사회의 미래에 관한 문제"라며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사회의 구성원으로 동참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주요 대기업 채용 계획을 조사해 보니 응답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상반기 채용 계획이 없거나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 경영 불안과 청년 취업난 상황을 무겁게 보여주는 결과로,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의 바람과는 올해 청년 고용시장 사정은 좋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공동으로 발표한 500대 기업 채용계획을 보면 채용을 확정한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1만6564명으로 지난해보다 3.1% 줄었다.
여기에 내년부터 시행될 정년연장법으로 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청년 신규 채용을 더 줄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청년들의 고용한파는 지속될 것이란 얘기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마다 편차가 있지만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데다 60세 정년연장, 근로시간 단축,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이 기업들의 신규채용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 규모가 30만명 대에 그치는 등 고용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고용절벽 현상이 주요 그룹의 신규채용 계획에 그대로 반영돼 있는 등 청년 고용시장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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