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대형 조선소들의 해양플랜트 수주 감소로 협력업체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통상 일반 상선에 비해 건조인력이 10배가량 많이 필요한 해양플랜트는 협력업체 인력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국제 유가하락으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해양프로젝트를 연기하거나 중단하면서 협력업체들의 일거리도 줄어들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국내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수주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34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미국발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심해시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선3사 중 유일하게 연간 수주목표를 달성한
대우조선해양(042660)도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단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했다. 특히 올 들어서는 3사 모두 이렇다 할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이 전무한 상황이다.
전 세계 시추설비(RIG) 운용률도 전년 대비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기준 전 세계 리그 796척 가운데 601척이 운용되고 있어, 운용률은 75.5%로 조사됐다. 이는 전월 대비 3.1%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6.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조선3사 등 대형 조선소를 중심으로 해양플랜트 발주 줄면서 협력업체 일거리도 감소하고 있다. 보통 일반 상선의 경우 한 번에 200여명이 배에 올라 작업하지만 해양플랜트는 많을 경우 하루에 2000명이상이 작업을 하기도 한다.
조선소 입장에서는 일거리가 없는데도 협력업체와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점차 협력업체 수를 줄이는 추세다. 울산과 거제 대형 조선소 인근에 위치한 협력업체에서는 각 조선소별로 1만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인력을 줄일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경기에도 악영향이 미치고 있다. 다른 도시로 일거리를 찾아 노동자들이 이동하면서 부동산 경기는 물론 상권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해 해양플랜트 분야 손실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던 대형 조선소의 경우 현재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어 분위기는 더 어둡다.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줄면서 대형 3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중형 조선소들은 해양플랜트 인력을 거의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형 조선소의 경우에도 상선 쪽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는 있지만 플랜트 인력이 워낙 많다보니 일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소의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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