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같은 단지 내 같은 평형의 아파트 전셋값이 매매가를 추월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매매가 대비 전셋값, 전세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광주광역시에서 이같은 역전 현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매매가와 전셋값 역전사례는 전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전세가율 '광주', 매매보다 비싼 전셋집 속출
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광주 남구 봉선동 모아1단지 1차 전용 59.4㎡의 전셋값은 8500만원에 신고됐다. 이 아파트 같은 평형의 실거래 매매가는 최근 6100만원에 등록돼 있다.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2400만원이나 비싸다.
인근 봉선3차 한국아델리움 역시 84.9㎡의 전셋값은 3억2000만원으로, 매매가 3억원~3억1715만원보다 높았다.
광주 남구 진월동의 협진훼밀리 전용 84.9㎡는 최근 1억500만원에 팔렸지만, 전세는 1억2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받았다.
광주의 전세가율은 77.8%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다. 광주 남구는 전국 시·군·구 중 유일하게 전세가율이 80%를 돌파했다. 남구의 전세가율은 82.1%에 달한다.
광주는 이미 2001년 2월 전세가율 70%를 돌파, 전통적으로 매매가 대비 전세값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경매전문가 오은석 북극성 대표는 "광주는 기본적으로 주택공급이 충분한 지역이 아니라 전세가 비율이 높은 편이다"며 "로열층, 로열동의 전세값이 비로열층, 비로열동에서 역전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어느 곳보다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대표는 "광주 매매시장의 특성 중 하나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기존 주택을 전세로 활용하기 보다 바로 처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면서 "만성적으로 전세가 부족한 광주에서 이 주택을 투자자가 매입할 경우 투자금 만큼 전세가를 올릴 수 있다. 여기서 역전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분석했다.
◇전국 전세가율 역대 최고치 경신 중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전국 전세가율은 71.0%로 1998년 집계 이후 가장 높다. 서울은 67.6%로 7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시·도별로는 광주가 전국 최고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대구 76.1%, 전북 75.6%, 경북 75.5%, 충남 75.0% 순으로 높은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서울 역시 67.6%로 역대 최고 전세가율을 보이고 있다. 25개 자치구 중 광진구, 동대문구, 서대문구, 성동구, 성북구 등 10개구 전세가율 70%을 넘었다. 성북구는 75.0%로 서울 최고 전세가율을 기록 중이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로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강남3구는 지난해 12월 역대 최초로 60%를 넘어섰으며, 3월말 현재 62.9%를 기록 중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전세수요의 매매전환으로 전세수요 상당수 줄었을 것으로 파악되지만 전셋집의 월세전환 속도가 이보다 빨라 수급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호황으로 공급이 활발했던 지방은 입주가 현실화되며 안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침체로 공급 감소가 누적됐던 서울은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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