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국민 여동생' 아이유가 새해 활동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아이유는 지난달 말 서울 강남 인근에서 진행된 KBS 새 금토드라마 '프로듀사'의 대본 리딩에 참석했다. 관심은 이 드라마를 통해 아이유가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느냐에 쏠린다.
◇가수로 '국민 여동생' 된 아이유와 배우로 '국민 첫사랑' 된 수지
아이유는 데뷔 후 한 살 아래인 미쓰에이의 수지와 묘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아이유는 '국민 여동생'으로서, 수지는 '국민 첫사랑'으로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국민' 연예인의 타이틀을 얻게 된 과정은 좀 달랐다. 수지는 지난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수지에게 '국민 첫사랑'이란 타이틀이 붙게 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이후에도 수지는 그룹 활동보다는 개인 활동을 통해 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면 아이유는 가수로서 '국민 여동생'이란 얻게 된 케이스. 지난 2008년 15세의 나이에 '미아'로 데뷔한 아이유는 10대다운 귀여운 매력을 살린 노래 '부'(Boo), '마쉬멜로우' 등을 발표하며 대중들에게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지난 2010년 '좋은 날'로 인기 가수의 위치에 올라선 아이유는 '너랑 나'와 '분홍신'을 연속 히트시면서 가요계에서의 입지를 굳혔다. 지난해엔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를 발표해 음악성 면에서 호평을 받았고,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신곡 '소격동'에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아이유가 가수로서 이미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배우로서의 입지는 이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 아이유가 '프로듀사'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을 노려야 하는 이유다.
◇드라마 '예쁜 남자'에 출연한 아이유. (사진제공=KBS)
◇'배우' 아이유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아이유의 배우 데뷔작은 지난 2011년 방송된 '드림하이'였다. 당시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이후 '최고다 이순신'의 주연을 꿰찬 아이유는 '예쁜 남자'에서도 주연을 맡았고, 화제작 '프로듀사'에 캐스팅됐다.
그렇다면 업계 관계자들이 냉정하게 평가하는 '배우' 아이유의 드라마계에서의 입지는 어떨까.
한 지상파 PD는 "또래의 연기자들에 비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무게감은 아직 부족하다. 가수로선 대체 불가지만, 배우로서는 그 정도의 위치라고 볼 수 없다. 배우로서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아이유는 주말극이었던 '최고다 이순신'을 제외하면 시청률 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진 못했다. 특히 최근작이었던 '예쁜 남자'를 통해선 5%의 이하의 저조한 시청률 성적을 남겼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한 살 위의 고아성과 두 살 위의 박신혜를 아이유의 비교 대상으로 언급했다. 고아성은 현재 방영 중인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며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박신혜는 '상속자들', '피노키오' 등의 드라마를 거치며 주연으로서의 무게감을 인정 받았다.
그는 "아이유가 이 둘보다 인기나 화제성 면에선 뒤질 것이 없지만, 연기자로서의 입지에서 높은 점수를 주긴 어렵다"며 "연기자로서 롱런하기 위해선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든지 확실한 흥행 보증 수표란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앳된 느낌을 주던 20대 초반에서 20대 중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인 만큼 연기적인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프로듀사'의 대본 리딩 현장. (사진제공=KBS)
◇'가수' 아이유의 성공 전략, '배우' 아이유에게 적용될까
'가수' 아이유는 비교적 탄탄대로를 걸었다.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 여성 솔로 가수로서 기타를 직접 연주하는 등 차별화된 매력을 뽐낸 아이유는 음악성 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뛰어난 차트 성적이 더해지면서 입지를 굳힐 수 있었다. 아이유가 성공을 거둔 뒤 가요계엔 '제2의 아이유'를 찾기 위한 바람이 불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가수' 아이유의 성공 전략이 '배우' 아이유에게도 적용될까.
'배우' 아이유가 성공적인 결과를 손에 쥘 만한 판은 일단 잘 짜졌다.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가 이번 작품의 대본 집필을 맡았다는 점이 믿음직스럽다. 박 작가는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도민준(김수현) 등 배우들이 돋보일 만한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다음달 8일 첫 방송되는 '프로듀사'는 방송사의 예능국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 작품. 아이유는 극 중 인기 가수 역할을 연기한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다는 것도 아이유에겐 큰 힘이 될 전망. '원톱 주연'이 아닌 탓에 부담감을 조금 덜어내고 자신만의 연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아이유는 '프로듀사'를 통해 시청률 면에서도 만족할 만한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첫방송이 한 달 가량 남았지만, 국내외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방송사인 KBS도 금토드라마의 방송 시간을 11시 10분에서 황금 시간대인 9시 15분으로 옮기면서 '프로듀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 하나 때문에 기존의 편성과 다른 프로그램의 방송 시간대를 변경한 것은 KBS 내부에서도 상당히 파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인기 작가와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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