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재테크, 日서 배운다)②한국판 와타나베부인, 성공하려면
더 높은 수익률 좇아 해외투자로 눈돌려야
중국·유럽 투자기회 주목..위험관리는 필수
2015-04-16 13:24:00 2015-04-17 10:53:5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저금리와 저성장기에 투자 패러다임을 바꿔야한다는 것은 알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구체적으로 감이 오질 않는다. 우리보다 20년 앞서 초저금리를 경험한 일본인들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이자 수입과 월급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던 와타나베 부인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수익이 높은 해외 자산에 투자해 부를 축적한 것이다.

◇예금만 의존하니 자산 쪼그라들어 
 
그러나 저금리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일본인들이 해외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장기간 버블 이후 주식과 부동산 자산 가치가 무너지면서 현금과 예금에만 집착했다.
 
1992년 2.7%였던 일본 정기예금 금리가 1997년 0%대로 내려갔지만 예금은 오히려 2020조엔에서 3000조엔으로 40%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 기간 일본 가계자산은 쪼그라들게 된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은 "1990년대에는 위험자산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고 금융자산을 소유한 세대가 대부분 고령이어서 예금에만 의존했다"며 "초저금리를 경험하지 못한 데 따른 부적응의 결과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 눈돌려 엔케리 전성기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수입 감소하고 임금정체 등으로 살림이 빠듯해진 와타나베 부인들은 뒤늦게 해외자산으로 눈을 돌린다. 싼 금리에 엔화를 빌려 신흥국 자산에 투자하는 엔케리 트레이드에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때부터 저금리 기조의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해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일본투신협회에 따르면 2003년에서 2007년까지 일본펀드 자금은 28조엔에서 76조엔으로 폭증했으며 엔케리 유형의 자금은 20조엔대에서 80조엔까지 확대되면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일본은행(BOJ)은 "가계 투자자산의 국내자산 비중을 줄이고 해외자산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리밸런싱 됐다"며 "성과 역시 일본 국채보다 해외채권이 압도적으로 좋았다"고 평가했다.
 
 
와타나베 부인들이 선호했던 투자 가운데 또 하나는 외환(FX)차익거래였는데 그들의 영향력은 도쿄 외환시장 거래의 30%를 차지할 정도였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위기 당시 신흥국 통화 안정은 와타나베 부인의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에 달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팀장은 "일본 와타나베 부인의 금리차를 이용한 해외투자는 성공사례로 꼽힌다"며 "우리도 저성장 저금리에 대비해 투자수익이 있는 곳에 관심을 갖아야 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내는 해외투자 기회는 어디에
 
일본 와타나베 부인들이 신흥국 투자로 저금리 환경을 극복했다면 한국의 김여사가 현재 주목해야할 투자처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중국과 유럽에 대한 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유럽은 경기침체에서 회복으로 전환한 데 이어 추가 부양으로 기대감이 크다는 부분이 부각됐다.
 
중국은 이미 본토와 홍콩간 교차거래인 '후강퉁'으로 증시가 많이 올랐지만 앞으로도 상승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경제지표는 사실 악화되고 있지만 자본흐름으로만 본다면 지수 편입이나 기관자금 유입 , 선강퉁 등 호재가 많이 있다"며 "유동성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건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상무는 직접투자가 늘고 있는 데 대해 "투자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며 "글로벌하게 중산층이 증가하는 중국과 인도에 주목해야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인도) 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 중국(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 선진국 기업 가운데 중국(인도)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한다며 투자 가이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단, 위험에 대한 관리는 필수이며 현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가 우선이다.오온수 현대증권 PB리서치 연구원은 "저성장을 경험한 일본으로부터 자산관리 노하우를 배우되 현실적인 상황에 맞게 재무목표를 달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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